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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준호가 1997년의 공기와 정서를 완벽하게 되살리며 기대작다운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곡 '나는 문제없어'로 시작된 오프닝은 을지로 중소기업 태풍상사의 하루를 비추며 1997년의 공기를 깨웠다. "아시아의 용, 한강의 기적"의 중심에서 26년째 서로의 손을 맞잡고 버텨온 10여명의 직원들, 사장 강진영(성동일)부터 경리 오미선(김민하), 영업부 과장 고마진(이창훈), 총무부 차장 차선택(김재화), 경영부 이사 구명관(김송일), 물류부 대리 배송중(이상진)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은 "일의 보람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와 이웃, 그리고 나라가 잘 사는 것"이라 말하며 IMF 전야의 직장인들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불안한 균열을 예고했다. '압스트리트 보이즈' 멤버 윤성(양병열)은 집이 파산해 야반도주했고,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막론한 연쇄 부도 소식이 들려오며 공기가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 것. 태풍상사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대방섬유에서 들어온 대형 오더로 직원들이 잠시 숨을 돌렸지만, 경리 미선의 논리적 분석대로 그 뒷면에는 금융이자와 회사 마진을 맞바꾼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나 사장의 자리는 늘 최종 선택을 요구하는 법. 고민 끝에 결국 진영은 계약서에 싸인했고, 이는 자금조달난이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책임감과 압박에 시달리던 그는 끝내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태풍은 그런 아버지의 병상을 밤낮으로 지켰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순간에 함께 있지 못했다. 도주한 윤성이 현준에게 붙잡혀 왔다는 친구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자리를 비운 사이, 병실엔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이 찾아온 것.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태풍이 마주한 건, 흰 천에 덮인 아버지였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얼어붙은 듯 굳어버린 태풍의 눈빛은 충격과 후회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으로 울림을 남겼다. 그때, 병원 TV에선 "정부가 국제통화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사실상 국가부도를 인정한 것"이라는 뼈아픈 속보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IMF라는 격랑의 시대가 몰아치며, 태풍의 인생은 단숨에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야말로 '폭풍의 계절'의 시작이었다.
1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5.9%, 최고 7.1%, 수도권 가구 평균 5.7%, 최고 7.1%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2025년 tvN 토일드라마 중 첫 방송 시청률 1위에 올랐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전국 평균 1.8%, 최고 2.4%로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