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국어 지식에 관한 문답 창구로 쓰는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에 지난 7월 오른 한 질문자의 물음입니다. <간보지 말고 직접 말해라. / 저 사람은 협상에서 간보기만 한다. / 한미는 1차 무역 협상에서 서로를 간봤다.>에서처럼 간보다를 붙여 쓰는지, 간ˇ보다로 띄어 써야 하는지. 답변은 이렇습니다. "표준어로 쓴다면 한 단어가 아니므로 '간 보다'로 띄어 씁니다. 아울러, '어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다 또는 속을 떠보다'를 의미하는 표준어 '깐보다'도 있으므로 이 점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답과 달리 사람들은 '어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다 또는 속을 떠보다'라는 뜻으로 '간보다'를 표준어 목록에 있는 한 단어인 양 씁니다.
뜻은 다르지만 모양이 비슷하여 함께 보게 되는 단어는 [깔보다]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만하고 다루기 쉽게 여기어 얕잡아 본다는 의미입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이 뜻으로 깐보다를 씁니다. "이 애비 무식허다고 깐보능겨?"(조정래/아리랑) 같은 쓰임을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깐보다 외에 눌러보다 업시비보다 허스러이보다를 비슷한 의미의 방언으로 소개합니다. 깔보다는 유사어도 유난히 많습니다. '낮'이 쓰인 낱말로 낮보다 낮잡다 낮추보다가 있습니다. 경시하다 넘보다 비오하다 얕보다 만모하다 멸시하다 멸여하다 모멸하다 모시하다 역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 전하는 비슷한 말들이고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