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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설경구는 "그래도 변성현 감독의 머리에 영화의 전체 그림에 대한 설계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믿고 간 것 같다"고 떠올렸다.
'굿뉴스'는 비행기 납치범들을 회유해 착륙을 유도하고,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1970년 일본 적군파가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한 요도호 사건을 소재로 했다.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는 공식 직함 없이 국가 권력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밑 공작으로 권력자의 비위를 맞춘다.
엄중한 회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궁색한 옷차림과 가벼운 말투로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만, 설경구의 연기는 '왠지 이런 사람이 있었을 것 같다'는 현실감을 더한다.
설경구가 변성현 감독과 작품을 함께한 것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 '길복순'(2023)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설경구는 변 감독에 대해 "제가 확실히 믿는 감독"이라며 "말도 안 되는 걸 실제처럼 보여주는 게 영화라는 걸 알려줬고, 저의 좁고 고지식했던 시야를 확 넓혀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정보부장 박상현 역을 맡은 배우 류승범에 대해서는 "너무 좋아하는 배우"라고 한 마디로 평했다.
설경구는 "류승범은 옛날과 행동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왠지 품이 태평양같이 넓은 사람이 돼 있어 깜짝 놀랐다"고 칭찬했다.
이어 "항상 웃고, 전과 다른 류승범을 보는 게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다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자유로움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굿뉴스'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한 차례 관객들을 만났고, 국내에서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설경구는 "토론토에서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서 한국 반응도 보고 싶었다"며 "부산에서 일반 관객과 함께 객석에서 영화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 반응이) 초반에는 좀 경직됐다가, 서서히 풀리더라"며 "많이 즐기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고 안심이 됐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즐기셨으면 좋겠다"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진실을 따지기보다는 정보 없이 즐기신 뒤에 실제 사건을 찾아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on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