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누군가는 해야죠"…강윤성 감독·권한슬 AI 연출, '중간계'에 담은 책임감(종합)

기사입력 2025-10-22 11:23


[SC인터뷰] "누군가는 해야죠"…강윤성 감독·권한슬 AI 연출, '중간…
강윤성 감독(왼쪽), 권한슬 AI 연출. 사진 제공=CJ CGV㈜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강윤성 감독(54)과 권한슬 AI 연출(32)이 국내 최초 AI 영화 '중간계'를 통해 영화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15일 개봉한 영화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 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로, '범죄도시',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 등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C인터뷰] "누군가는 해야죠"…강윤성 감독·권한슬 AI 연출, '중간…
사진 제공=CJ CGV㈜
강 감독은 2019년 개봉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이후 6년 만에 스크린 영화를 연출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오랜만에 극장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는데, 너무 떨린다. AI 기술을 떠나, 아직 작품의 이야기 자체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걱정과 근심이 너무나 많다"며 "저희의 용기 있는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중간계'는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한 장편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강 감독은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확실히 큰 화면으로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래도 저희가 지금까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기술적인 흠을 찾기보단 스토리를 잘 쫓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연출 도전에 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누군가가 시도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가 없지 않나. 그런 면에서 저희 영화가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승전결에서 '기승'까지만 보여주고, 다음 편을 기약하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극장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싶었는데,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침체된 영화 시장에서 보여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누군가는 해야죠"…강윤성 감독·권한슬 AI 연출, '중간…
영화 '중간계' 스틸. 사진 제공=CJ CGV㈜
'중간계' 연출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감독은 "AI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권 연출과 의논을 했다. 이걸 어떤 식으로 작업하고 역할 분담을 해야 하는지, 우리도 처음이었고 실사와 AI 합성은 그 어디에도 레퍼런스가 없어서 직접 다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촬영 방식도 의논을 했는데, AI 슈퍼바이저와 CG 슈퍼바이저가 현장에 상주를 하면서 그때그때 테스트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야기도 어떤 주제가 적합할지 연출 제안받고 생각을 해보다가, 25년 전에 쓴 대본이 떠올랐다"며 "과거에 썼던 대본의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이번에 다시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SC인터뷰] "누군가는 해야죠"…강윤성 감독·권한슬 AI 연출, '중간…
사진 제공=CJ CGV㈜
최근 영화계에서는 AI 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AI 영화가 개봉되면, 앞으로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이 더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에 강 감독은 "AI 기술은 창작 도구일 뿐이지, 배우들의 감정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미래에도 AI는 배우들의 연기를 대체하기가 어렵다. 철저하게 세분화된 도구로서 사용될 것 같다"고 전했다.

권 AI 연출도 "AI를 많이 쓰게 되면 신인들의 등용문이 좁아질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역설이 있다. AI로 제작비를 감축하면 오히려 배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저도 마찬가지다. AI가 없었다면, 돌아 돌아 한참 걸리는 길을 걷게 됐을 거다. 저뿐만 아니라 AI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계속해서 재능 있고 뛰어난 창작자들이 발굴되고 있다. 배우들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 감독은 차기작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다음 작품도 영화를 연출하려고 한다. 저희가 느끼는 현재 영화 시장의 상태는 굉장히 좋지 않다"며 "혼자만 잘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활발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져야 한다. 거기에 좋은 키워드는 AI라고 생각한다. '중간계' 같은 AI를 실증한 작품이 영화산업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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