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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인생 3막을 연 배우 류승범(45)이 '굿뉴스'를 통해 여유를 찾았다.
특히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 19, 권오광 감독) 이후 '굿뉴스'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류승범의 신선한 변신이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류승범은 '굿뉴스'에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을 열연, 특유의 생활감 넘치는 캐릭터로 전형적인 권력가의 모습을 비틀며 작품의 재미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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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에 대해 "변성현 감독이 나와 동갑이다. 서로 연대를 느꼈다. 변성현 감독과 개인적 소통을 한 것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은 묘한 연대감을 많이 느꼈다. 그런 지점이 이 작품에서 발견한 새로운 지점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흥미로웠던 작업이다"며 "변성현 감독에게 '굿뉴스' 출연 제안을 받고 뒤늦게 그의 전작을 봤다.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고 자신의 색깔이, 방식이 확실히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작업 하면서도 매력이 많더라. 굉장히 디테일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이 머릿속에 있다. 정확한 커트를 만들어 가는 스타일의 감독이더라"라며 감독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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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기한 작품이다. 변성현 감독은 웃기기 직전 컷을 넘기고 심각하기 전 정면을 전환한다. 웃음이 안 어울릴 법 한 장면에 코미디를 넣으면서 비틀었다. 관객이 작품에서 좀 떨어져 있길 바랐던 것 같다. 이런 의도 때문에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려웠다. 이 인물이 가진 특성이 있어서 매칭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캐릭터를 연기로 풀어가야 하는 내겐 숙제였다. 다만 워낙 변성현 감독의 의도가 명확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믿고 따라갔다. 무엇보다 나는 대본을 탐구하면서 박상현에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 어떨까 싶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변성현 감독이 내 아이디어에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내 생각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캐릭터에 궁금증을 갖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를 즐길 때도 있지만 숙제처럼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굿뉴스'는 첫 촬영 때 엄청 떨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입술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떨었는데 이런 작품은 또 처음이었다. 약간의 흥분상태였던 것 같기도 하다. 특별한 떨림이었다. 항상 매번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지만 유독 '굿뉴스'는 더 떨렸던 것 같다"며 "변성현 감독과 이미 몇 편을 같이 한 크루들이 '굿뉴스'에도 이어졌다. 그 사람들이 현장에 주는 안정감이 있더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굉장히 안정감을 갖게 해줬다. 나는 처음이었지만 다들 서로 친밀감도 컸고 호흡이 딱 맞는 걸 보면서 차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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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남편, 아빠로 인생 3막을 연 류승범은 "휴식기 이후 달라진 점은 개인적인 일이라 조심스럽다. 내가 의도한 경우가 아닌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고 운명이 나의 삶을 바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슬로바키아에서 살게 될지 몰랐다"며 "아내는 내가 배우라는 것을 알지만 내 작품을 찾아 보는 편은 아니다. 아내의 개인적인 성향이라 존중하고 싶다. 아내에게 난 그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남편이다. 다만 우리 딸은 커서 아빠의 작품을 보고 싶을 수도 있고 아마 보지 않을까 싶다. 딸의 취향이 궁금하긴 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가족이 내겐 엄청난 서포트가 됐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남편이 되고, 부모가 되는 경험이 지금까지 없지 않았나? 누군가 부모는 라이선스가 없다고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다. 모든 게 처음하는 것 같다"며 "이제 나이를 내가 먹는 게 아니라 찾아 오는 것 같다. 나이를 조금씩 체감하지만 굳이 그 변화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하루를 살듯이 자연스럽게 살려고 한다. 지금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굿뉴스'는 설경구, 홍경, 류승범 등이 출연했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