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tvN '태풍상사' 매회의 부제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바로 그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의 제목이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장현, 이나정·김동휘 연출)의 부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게 있다. '폭풍의 계절' '아스팔트 사나이' '서울의 달' '바람은 불어도' '우리들의 천국' '야망의 전설' 등 현재까지 방송된 1~6회의 부제가 모두 당시 방영됐던 드라마 제목이다. 각 회의 이야기와도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부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음 회의 제목을 예측하고 추리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자리 잡으며, '태풍상사'만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되고 있다.
3회에선 태풍상사 부도 위기 앞에서 폐업이 아닌 사장이 되는 걸 선택한 태풍이 '서울의 달' 아래 오미선(김민하)에게 상사맨이 돼 달라는 프러포즈로 가슴 벅찬 엔딩을 장식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려는 두 청춘의 열정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달빛 같은 희망을 전했다. 4회에선 자신에게 계획적으로 사기를 친 표박호(김상호) 사장에게 뒤통수로 되갚아주고 자금을 마련한 태풍이 부산에서 안전화 '슈박'을 만나 드디어 판매할 물건이 생겨 상사맨의 재미를 느껴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하지만 압구정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 길바닥으로 내쫓기는 위기를 맞았다. '바람은 불어도'란 이날의 부제처럼, 계속되는 바람이 그를 흔들었지만, 그럼에도 꺾이지 않는 의지를 불태우는 태풍이었다.
| 
 | 
이처럼 '태풍상사'의 회차 부제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서사의 일부로 기능하며, 각 회차의 주제와 감정선을 정교하게 비추고 있다. 장현 작가는 "현재 눈부시게 꽃을 피우고 있는 K-드라마의 밑바탕에는, 80~90년대 한국 드라마가 있었다"라며, "아직도 나에겐 철조망을 넘던 최대치와 윤여옥의 사랑이('여명의 눈동자'), '나 떨고 있냐'며 흔들리던 태수의 눈동자가('모래시계'), 꽃미남 삼형제의 미소('느낌')가 어제 본 것처럼 선명하다. '태풍상사'의 부제는 이제 드라마를 쓰게 된 내가 지난 날의 드라마에 보내는 작은 헌사 같은 것"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7회와 8회의 부제는 각각 '산다는 것은'과 '젊은이의 양지'다. IMF의 한가운데서 '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다시 양지를 향해 걸어가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라고 밝혀, 이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