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4기' 이사벨라 "폐로 전이돼..치매 남편 10년 간병 끝에 요양원 보내"

기사입력 2025-11-13 12:54


'직장암 4기' 이사벨라 "폐로 전이돼..치매 남편 10년 간병 끝에 요…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MBN 리얼리티 뮤직쇼 '언포게터블 듀엣'에서 직장암 4기 투병중인 이사벨라와 치매 남편이 함께 만든 임영웅의 '나의 별빛 같은 사랑아'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키며 기적을 탄생시켰다.

지난 12일(수) 방송된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로, 작년 추석 한 회 방송만에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 하며 글로벌 공감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장윤정이 MC를 맡고, 조혜련, 오마이걸 효정에 이어 가수 손태진이 새롭게 합류해 공감의 시너지를 더했다. 이에 '언포게터블 듀엣' 2회 시청률은 1부 전국 1.2%, 2부 2.0%, 최고 시청률 2.3%까지 치솟았고, 2화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닐슨코리아 전체 유료가구 기준)

이 날 방송에서는 무명 가수 이사벨라와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 이호만의 아름답고 특별한 러브스토리가 그려졌다. 아내 밖에 몰랐던 한 남자가 10년 간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도 여전히 아내의 이름을 기억해내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이사벨라는 3년 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고 12차 항암 치료를 버텨낸 뒤, 요양 병원에 있는 남편을 매주 찾으며 사랑을 이어갔다. 10년 전 치매 판정을 받고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남편 이호만씨는 눈, 코, 입 등 간단한 단어조차 기억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가 간직하는 유일한 기억은 아내 이사벨라였다.

요양병원에서 나온 두 사람은 메모리 싱어 박정현의 안내로 '기억 버스'에 탑승했다. 두 사람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담은 사진을 본 남편은 '가장 사랑했던 게 뭐예요?'라는 질문에 머뭇거리다 또렷하게 '이호만' '이건애'하고 대답했다. 잊혀진 기억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아내의 이름을 꺼내자 이사벨라는 울먹였다. 이사벨라는 "남편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내 생애 최고의 팬이다"라고 전하며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사랑이 아직 남아 있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때, 옷이 가득 담긴 봉지를 본 남편이 '옷장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미안해"를 연신 반복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10여 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옷장사'를 시작했던 부부. 새벽시장을 돌며 생계를 이어가던 시절, 남편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치매로 발전했다. "그 시간을 서로를 원망하기보다 사랑으로 버텼다"는 이사벨라의 고백에 MC들과 박정현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공개된 아내의 직장암 진단서. 2022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은 이사벨라는 "살고 싶다"고 기도하며 홀로 항암의 시간을 견뎌냈다고 밝혔다. 힘든 시기, 항암 치료로 구토를 하고 머리카락이 빠진 자신을 본 남편이 '재밌는 놀이를 하는 줄 아는 것 알고 재밌어했다'는 말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하지만, 간단한 단어조차 기억하지 못하던 남편이 간헐적으로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보낸 사랑이 가득 담긴 짧은 문자들이 공개되며, 시청자들은 또 한 번 가슴이 먹먹해졌다. 효정은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네요. 이게 진짜 사랑이에요."라며 눈물 섞인 감동을 전했다.

기억 버스의 마지막 여정은 듀엣곡 선택이었다. 남편은 자신이 평소에 즐겨 부르던 곡 '나의 청춘'이 흘러나오자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장윤정은 "노래는 단순히 단어가 아닌거야. 멜로디와 가사가 하나의 덩어리인거야"라며 거듭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듣자 음정과 가사를 또렷이 기억해 내 완창했다. 그동안 남편이 아내에게 보냈던 장문의 문자가 바로 임영웅 노래의 가사였음이 공개되어 놀라움을 안겼다. 박정현은 '음악이 무슨 마법같아요'라며 경이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마지막 곡 나훈아의 '영영'이 흘러나오자 이사벨라는 "사실 직장암 완치 후 올해 암이 폐로 전이가 됐다"며 "3차 항암치료할 때 남편이 돌봄센터를 다녔는데 내리막길에서 넘어져서 뼈가 부러졌다. 근데 내가 한눈 판 사이에 (깁스를) 전부 뜯어놨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편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줬는데 그때 나의 예감에 내가 남편에게 해주는 마지막 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불러주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남편은 요양원에 갔다"며 눈물을 흘렸다.


'직장암 4기' 이사벨라 "폐로 전이돼..치매 남편 10년 간병 끝에 요…

두 사람은 마침내 무대 위에 올랐다. 부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곡은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전주가 흐르자 남편은 자연스럽게 멜로디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음정과 가사를 정확히 기억해 완창했다. 이사벨라와 나란히 부른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음이었다. 숨 죽인 채 두 사람의 아름다운 화음을 지켜보던 패널들과 제작진들은 마침내 노래가 끝나자 부부를 향해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기억의 기적'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무대의 마지막은 메모리 싱어 박정현의 헌정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가 장식했다. 박정현은 한 음절, 한 음절 정성을 담아 애절하게 노래를 불렀다. 이에 이사벨라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나를 위한 위로의 노래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박정현은 "이사벨라 부부의 이야기가 제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다시 한 번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을 증명했다. 치매로 기억이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아내의 이름을 기억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는 남편의 모습은 "기억은 희미해져도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진한 감동을 안겼다. 이사벨라 부부의 이야기는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삶과 사랑의 본질을 보여준 이야기였으며 '노래가 인간의 기억을 잇는 가장 따뜻한 언어라는 것'을 입증해 더 큰 울림을 선사했다.

방송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임영웅 노래 가사와 두 분 애틋한 모습과 잘 어우러져서 너무 감동", "낱말은 잊었는데도 노래가사를 전부 기억해 노래를 끝까지 완창하신다는게 정말 대단", "치유의 노래와 사랑의 힘 대단하다. 가슴이 먹먹", "음악의 힘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네", "보는 내내 울컥. 엄청 울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노래를 부른다는게 기적" 등의 시청 소감이 이어졌다.

한편,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MBN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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