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2025 마마 어워즈'가 초유의 비상 상황에 놓였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홍콩 타이포 아파트 화재로 현지 사회가 깊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시상식을 개최할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오는 28,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초대형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44명, 중태 45명, 실종 279명이라는 재난급 피해가 확인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홍콩 당국은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으로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다.
참사 현장은 카이탁 스타디움과 약 20km 거리로, 현지에서도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며 각종 행사와 선거 포럼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사회 전체가 애도 국면으로 돌입했다.
이에 '마마 어워즈' 제작진 역시 행사 구성, 운영 방식, 심지어 개최 여부까지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긴급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마마 어워즈' 관계자는 27일 스포츠조선에 "아직 논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사진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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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지 시상자들의 참석 여부다.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양자경, '영웅본색'의 주윤발 등 주요 홍콩 스타들의 참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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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K팝 아티스트들은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미 아이들, 라이즈,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제로베이스원, NCT 위시, 스트레이 키즈, 미야오, 올데이 프로젝트 등이 26일 오후까지 홍콩으로 출국했다. 27일에도 다수의 팀이 비행기에 오르고 있으며, 배우 시상자들 또한 28일 출국을 계획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리허설 때문에 예정대로 이동 중이긴 하다"고 "상황을 계속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사진 제공=CJ ENM
참석 예정인 배우들 사이에서도 긴급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상자는 갑작스러운 애도 분위기에 맞춰 '올블랙 드레스' '검정 숄, 수트' 등 침통한 톤의 의상으로 스타일을 변경하는 방안까지 급하게 검토 중이다. 기존에 준비된 화려한 스타일링을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연출 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팀의 '불 연출' 무대는 존치 여부를 논의 중이며, 전체 대본 역시 애도 분위기를 반영해 축소, 수정될 전망이다.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공식 컬래버 무대에서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선보일 예정이던 이른바 '저승사자 콘셉트' 의상과 퍼포먼스도 현재 다시 고려 대상에 오른 상태다. 영화 속 악령, 사자 세계관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이번 참사 상황과 부적절하게 맞물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K팝 축제를 하루 앞둔 시점, 제작진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마마 어워즈' 사무국은 27일 소속사들에 공지를 보내 "현재 홍콩 타이포 지역 화재 관련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지하고 있으며, 각 부문별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신속히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상식 관련 공식 대응, 행사 운영 절차뿐 아니라 아티스트 무대 및 시상 대본관련된 사항 역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정리되는 대로 신속하게 공유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혼선을 방지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외부 언론 및 대외 문의 창구는 CJ ENM, 엠넷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일원화하고자 하오니 부디 협조를 부탁드린다. 모든 아티스트와 관계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송구의 말씀을 드리며, 사무국은 상황을 주의 깊게 검토하여 최선의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