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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데뷔 초 싸가지 없다는 소문 진짜 많았죠."
정재형은 차태현을 향해 "너 데뷔했을 때 '싸가지 없다'는 소문 많았었어"라고 운을 떼자 차태현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웃으며 "아, 많이 있었죠. 저는 사람 된 거죠. 그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거예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지현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원래 지현이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지현이가 원래 하던 대로만 하면 무조건 된다고 봤다"고 회상하며 "사실 '견우'는 옆에서 잘 받쳐만 줘도 되는 역할이다. 전지현이 90% 이상이고, 나는 잘 맞는 옆자리였던 거다. 그러니까 120%의 성공이 된 것"이라며 쿨하게 정리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의 커리어는 전형적인 '롤러코스터'였다. 연달아 작품이 잘 나가던 시기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내려가더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세 번째, 네 번째 영화부터 흥행이 조금씩 안 되기 시작하면서 '아, 지금 내 위치가 여기구나'를 빨리 알게 됐다. 근데 또 이상하게, '이제 더 내려가나 보다' 싶을 때 꼭 하나씩 끌어올려주는 작품이 있었다"며 '과속스캔들'과 '헬로우 고스트' 그리고 '신과 함께'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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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고스트'는 "영화관에서 '제발 나가지 말아 달라'고 빌던 작품"으로 기억했다. "마지막 10분이 핵심인 영화라, 앞부분에서 조금 지루해 보여도 관객이 나가지만 않으면 성공한다고 믿었다. 아무도 크게 주목하지 않던 작품이, 그 당시 화제작들을 하나씩 이기고 올라가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
'신과 함께' 역시 "천만을 생각하지 못했던 작품이 갑자기 천만이 됐다"며 "안 되는 시기가 길어지면 꼭 한 번씩 터지는 작품이 있다. 그래서 '운 9'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게 된다"고 웃었다.
영화가 잘 나가던 시절에도, 예능 출연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차태현은 "사실 난 먹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야외에서 고생하는 버라이어티는 아예 보지도 않던 사람"이라먀 "'과속스캔들' 잘 되고 나서 박보영, 왕석현이랑 하이마트 광고를 찍었는데,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안다기보다 '하이마트 광고 그 아저씨'로 더 많이 알더라. 그때 깨달았다. '아, TV에 안 나오면 모르는구나'. 그때 마침 '1박2일' 새 멤버 제안을 받게 됐고, 도저히 나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로그램이라 더 궁금했다"며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재미가 없으면 김준호랑 김종민을 붙여 놓고, 그래도 안 풀리면 준호 형 옷을 벗기면 된다. 문제는 '어떻게 자연스럽게 옷을 벗길 상황을 만들까'를 고민하는 거다"라며, 제작진이 원하는 그림을 빠르게 읽고 움직이는 '브레인형 예능인' 면모를 드러낸 차태현은 "탤런트 선발 당시부터 사실 쇼 PD들의 픽이었다. 데뷔 첫 작업도 드라마와 쇼가 섞인 형식이었고, 애초에 드라마·예능 사이 경계가 없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연기·예능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어색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