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등 출간
1894년 영국 문학 평론가 조지 세인츠버리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영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1775∼1817)의 열렬한 팬을 일컫는 말이다.
제이나이트는 단순히 오스틴의 작품을 탐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교류하거나 작품에 매료돼 팬 픽션을 쓰는 등 독특한 하위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오스틴 탄생 250주년(12월 16일)을 맞아 그의 작품 읽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책들이 잇따라 번역·출간되고 있다.
제이나이트가 쓴, 제이나이트를 위한 책들이라고 할 만하다.
'제인 오스틴의 책장'(휴머니스트)에는 '어느 희귀서 수집가가 찾아낸 8명의 숨은 오스틴'이란 부제가 달렸다.
제이나이트이자 희귀서 수집가인 저자 리베카 롬니는 오스틴이 즐겨 읽었던 작가와 작품을 분석해 그에게 영감을 줬던 당대 여성 작가의 삶을 추적한다.
오스틴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존 밀턴, 대니얼 디포, 새뮤얼 리처드슨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이뿐 아니라 프랜시스 버니, 앤 래드클리프, 샬럿 레녹스, 해나 모어, 샬럿 스미스,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헤스터 피오치, 마리아 에지워스 등 일반 독자에게는 생소한 작가들도 오스틴의 책장을 장식했다.
저자는 오스틴이 남긴 소설과 편지에서 힌트를 얻어 8명의 '숨은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작가가 됐는지, 오스틴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다.
오스틴의 작품 곳곳에 흩어진 단서를 꼼꼼하게 그러모아 제인 오스틴이란 인물을 더 깊게 이해하고, 그의 이름에 가려져 있던 여성 작가들을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북하우스)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제인 오스틴의 작품 다시 읽기를 통해 새 삶을 찾은 90세 여성의 독서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이 책의 저자 루스 윌슨은 열다섯살에 '오만과 편견'으로 제인 오스틴에 입문했고, 평생을 오스틴의 열렬한 독자로 살아왔다.
예순 살 생일 무렵, 몸의 이상을 계기로 순조롭고 평탄하기만 했던 삶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느끼게 된다.
독서로 재활 치료를 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70세에 졸혼을 선언하고, 한적한 시골에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 오스틴의 모든 작품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상실감과 외로움을 마주하고, 오스틴의 작품을 통해 잃어버린 나의 목소리를 되찾기로 한 것이다.
오스틴의 작품을 독파하며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존중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회고록이다.
저자는 88세에 '학교 교육 과정에서 문학 독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90세에 이 책을 펴냈다.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알레)는 오스틴의 작품 세계를 365일 매일 한 문장씩 경험할 수 있는 인용집이다.
저자인 타라 리처드슨은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에마',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설득' 등 오스틴의 작품에서 엄선한 365개 문장과 짧은 해설을 통해 사랑·이성·자존감·자유라는 키워드를 매일 읽고 사유하는 1년의 여정을 제안한다.
특히 좀처럼 볼 수 없던 오스틴의 '숨겨진 문장들'을 함께 담은 점이 특징이다.
미완성 유작 '샌디턴', 생전에 발표되지 못한 '왓슨 가족', 어린 시절의 재기 넘치는 실험이 고스란히 담긴 '주베닐리아'의 문장들이 수록됐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낸 은밀하고 사적인 편지들까지 실어 위대한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오스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고 출판사는 소개했다.
▲ 제인 오스틴의 책장 = 이재경 옮김. 552쪽.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 이승민 옮김. 416쪽.
▲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박혜원 옮김. 372쪽.
kihun@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