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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작가 허지웅이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둘러싼 혹평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콘텐츠 소비 문화 전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영화 평론을 접게 된 결정적 계기로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 '유전'을 언급했다.
그는 "그 시점은 개인적으로 비극에 가까웠고, 이후 영화에 대한 직업적인 글쓰기를 완전히 그만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최근 공개 이후 극명한 호불호 반응을 불러온 영화 '대홍수'를 언급하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허지웅은 "요즘 어떤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는데, 정말 과도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콘텐츠 소비 환경에 대해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들어가는 체감 비용이 거의 없는 시대"라며 "시작하자마자 관객의 도파민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가차 없이 외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클릭 몇 번으로 영화를 소비하면서, 그 이야기의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허지웅은 특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애원하던 태도는 사라졌고, 이제는 즉각적인 자극을 요구하는 반응만 남았다"며 "그런 세대가 스스로 만든 결핍에 대해 남을 비난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의 비용을 알지 못하는 태도는 결국 콘텐츠 생태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나는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돼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도파민이 원하는 순간에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콘텐츠를 저주하고, 그것을 정당한 권리처럼 여긴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판을 하려면 최소한의 논리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창작자에게 장사를 접으라고 말하는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 말미에서 허지웅은 창작자들을 향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그들은 쉽게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당신이 고민한 시간의 극히 일부도 쓰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당신의 작업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객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작업을 이어가라고 조언했다.
한편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의 생존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SF 재난 영화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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