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연초부터 '대박이야'가 터졌다. 가수 대성이 서울 앙코르 무대로 '디스 웨이브(D's WAVE)'를 황홀하게 매듭지으며, 동시에 빅뱅 20주년의 시작을 알렸다.
대성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대성 2025 아시아 투어: 디스 웨이브 앙코르-서울'을 열고, 아시아 투어의 대미를 이름처럼 '대성'황리에 장식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초입부터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객석에는 남성 관객의 비중이 유독 높았고, 빅뱅 공식 응원봉 '뱅봉'과 대성의 개인 응원봉 '댓봉'이 한데 어우러져 흔들렸다.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이동 중인 가수의 현재를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세트리스트 첫 인상도 명확했다. 연초부터 '대박'을 외치게 만드는 흐름이었다. '유니버스'를 시작으로 '플라이 어웨이', '점프'까지 이어진 초반부는 과시보다 안정에 가까웠다.
이어진 발라드 구간에서는 '폴링 슬로우리', '빛', '웃어본다', '베이비 돈 크라이', '엄브렐라'로 촉촉한 감성을 자극했다. 거칠면서도 구슬픈 대성 특유의 음색이 밴드 사운드와 맞물리며, 공연장의 공기를 천천히 적셔 나갔다.
대성은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지만, 막상 노래가 시작되면 관객 앞에서는 또렷하게 살아났다. "사운드체크 때랑 다르지 않느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이라는 대성은 "이 기적은 여러분 덕"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사진 제공=알앤디컴퍼니(디레이블)
이번 공연의 백미는 '지대래곤'과 '대양'의 등장이었다. 대성은 지드래곤을 게스트로 부른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 뒤, 직접 지드래곤 흉내로 '하트브레이커'를 소화해 객석을 뒤집었다. 이어 "이번에는 진짜"라며 태양의 '웨어 유 엣'을 '태양인 척' 불러 또 한 번 허를 찔렀다. "소싯적 와이지 춤짱이었다. 아직 무릎 녹슬지 않았다"는 농담과 함께 오랜만에 춤까지 꺼내 보였다.
그런데 그 농담은 현실이 됐다. 태양이 실제로 무대에 등장해 '링가 링가'를 시작으로, '바이브', '나의 마음에'로 무대를 채운 것. 대성은 "원조는 다르다. 역시 태양은 하나다"라며 감사를 전했고, 태양은 "대성이 하는 콘서트인데 당연히 달려와야 하지 않느냐"며 화답했다.
자연스럽게 빅뱅 20주년 이야기로 이어졌다. 대성은 "단순히 올해가 돼서 기쁜 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생각해왔다"며 "그래서 작년에 솔로 활동을 열심히 했다. 모든 포텐이 기쁘게 터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양 역시 "이번 해는 특별하다. 지금껏 모아온 마음을 터뜨릴 시간"이라며 "뱅"을 외쳤다.
사진 제공=알앤디컴퍼니(디레이블)
공연명 '디스 웨이브'에 담긴 의미도 직접 풀어냈다. 대성은 "삶에도 굴곡이 있는 것 같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며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마음으로 '웨이브'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관객과 주고받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오래 지키고 싶다는 말에는 데뷔 20주년을 거치며 파도를 건너온 시간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인생의 굴곡을 '웨이브'로 이름 붙인 대성은 지난해 4월 서울을 시작으로, 호찌민, 쿠알라룸푸르, 타이베이, 홍콩, 고베, 싱가포르, 시드니, 마카오, 요코하마, 가오슝 등 아시아 11개 도시의 파도를 건너, 다시 서울에 섰다. 첫 서울 콘서트 때 손편지로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앞으로 채워 나갈 우리들의 추억 일기장이 기대된다. 그 일기장을 세상에서 가장 두꺼운 일기장으로 만들고 싶다"던 대성은 이번 앙코르 공연의 끝자락에도 손편지를 꺼내 들었다.
"무대가 아닌 곳에서의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 대성은 "노래하는 목소리가 마지막까지 나오다가, 감사 인사를 하고 행복하게 내려오고 싶다"며 담담히 전했다. 이어 "아직 반도 안 왔다고 바라는 저의 음악 인생, 앞으로도 서로의 인생에 깊숙이 스며드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고백했다.
사진 제공=알앤디컴퍼니(디레이블)
엔딩 또한 '대성'했다. 대성답게 '날 봐 귀순'과 '한도초과'로 마무리한 것. "여러분 기분이 한도초과냐"는 외침과 함께 남은 힘을 모두 끌어올린 순간, 인간적인 대성의 구수한 목소리가 여운을 '한도 초과'로 남겼다.
이번 대성의 앙코르 콘서트는 마침표라기보다 출발점에 가까웠다. 아시아 투어의 끝에서, 빅뱅 20주년의 시작을 알린 무대. 대성의 '디스 웨이브'는 다음 파도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