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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한 말들을 수천 명, 수천 점, 수천 톤, 수천만 원, 수천 대로 각각 바로잡는다. 천 단위도 특정하지 못하는데 그 미만에서 남짓한 숫자를 뜻하는 '여'를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강조하건대 불특정수는 가량, 남짓, 여, 이상, 정도, 쯤, 약, 대략과 같은 단어와 어울릴 수 없다. 수천 명가량, 수천 명 남짓, 대략 수천 명은 수천여 명만큼이나 덧없는 표현이다. 덧붙여, 수천 다음에 오는 명, 점, 톤 등 셈하는 낱말은 띄어 쓰는 게 원칙임도 기억하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려면 숫자를 예민하게 다뤄야 한다. 남짓을 뜻하는 접미사 여(餘)도 숫자의 어느 부분에 붙느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3천여만 원과 3천만여 원의 차이는 뭘까. '3천여'만 원은 '3천1'만 원에서 '3천999'만 원까지 되지 않겠나. 만 단위에서 변화하니까. 물론 실제 크기가 3천만 원보다 4천만 원에 더 가깝다면, 그 근접성에 비례하여 3천여만 원이라는 표현의 신뢰성은 훼손된다. 반면, '3천만'여 원은 '3천만' 1원에서 '3천만' 9천999원까지 되지 않겠나. 만 미만 단위에서 변화하므로. '여'의 앞뒤를 가르는 기준이 만(萬)임을 주목하라.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여규병, 『우리말 궁합 사전 (모르면 틀리는 한국어 단짝 표현 100)』, 도서출판 유유, 2024년 6월 28일 전자 발행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전자책, 유통사 교보문고) / '적다 + 수/숫자' 가운데 접미사 여(餘) 해설 일부 인용
2. 표준국어대사전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