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지현 기자] 개그콘서트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빡이' 김대범의 굴곡진 인생사가 다시 조명됐다. 한때 광고와 행사계를 휩쓸던 스타 개그맨은 어느새 공황과 질병, 그리고 생활고와 싸우는 가장이 되어 있었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특종세상 - 그때 그 사람'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김대범의 현재 모습이 담겼다. 해당 방송은 2024년 8월 전파를 탔던 내용을 재조명한 것이다.
영상 속 그는 밤새 실내 불을 켠 채 잠들지 못했다. 불을 끄는 순간 밀려드는 극심한 공포 때문이었다. 시작은 심각한 아토피였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됐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지며 대인기피증까지 겹쳤다. 전성기 이후 2년 넘게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다는 고백은 충격을 안겼다.
그는 "몸은 피곤한데 자려고 하면 공포심이 졸음을 이긴다"며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운전 중 갑작스러운 공포 증상이 찾아왔고, 병원을 찾은 뒤 방송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화려했던 무대는 그렇게 멀어졌다.
한때 그는 '마빡이' 코너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상에 섰다. 동기 유세윤, 선배 이수근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시절, 신인상까지 거머쥐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김대범은 "하루에 광고비와 행사비로 5천만 원이 입금된 적도 있다"고 떠올렸다. 웃음 한 방에 수천만 원이 오가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유명세를 노린 사기 피해와 무리한 주식 투자로 전 재산을 잃었다. 생활은 급격히 무너졌다. 그는 알코올에 의존했고, 일용직 노동과 호객 행위로 생계를 이어갔다. 자신의 얼굴이 찍힌 전단지를 돌리며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야 했던 시간은 뼈아픈 현실이었다.
가족의 아픔도 겹쳤다. 3년 전 모친에게 치매와 하반신 마비가 동시에 찾아왔다. 어머니는 여전히 그를 초등학생 시절의 아들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내가 가장 힘들 때도 어머니 전화를 다 받았다"며 버텨낸 시간을 담담히 전했다.
선배 박준형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방황하던 시절 손을 내밀어 준 인연이었다. 박준형은 "네가 하고 싶은 개그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고, 김대범은 그를 인생의 은인으로 꼽았다.
현재 그는 편집과 섭외까지 도맡으며 1인 미디어에 도전 중이다. 차가운 시선도 있었지만, 스스로 선택한 재기의 길이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숲을 찾은 그는 "건강을 되찾아 다시 사람들 앞에서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