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시사회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장항준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6.01.2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떻게 다 지키고 삽니까?" 거장 직전의 감독에서 진짜 '천만 거장'이 될 장항준 감독이 자신의 공약을 유쾌하게 백지화시켰다.
장항준 감독은 지난 4일 오후 진행된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이하 '배텐') 수요일 라이브에 출연해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 온다웍스·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 홍보 당시 걸었던 '천만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장항준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 개봉을 앞둔 지난 1월 29일 '배텐'에 출연해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이 될 리가 없지만, 만약에 된다면 일단 전화번호를 바꾸고 개명하고 성형을 할 거다. 아무도 날 못 알아보게"라며 "어디 다른 곳으로 귀화할까 생각 중이다. 날 안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트를 살까 생각하고 있다. 선상파티를 할 것이다"고 파격적인 공약을 걸어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배텐' 역시 장항준 감독이 공약을 지킬지에 대한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DJ 배성재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전에 홍보차 왔다가 '배텐'에서 말한 것을 주워담기 위해 라이브 쇼를 했는데 라이브쇼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접속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배텐' 역대 최고 기록인 김아랑 선수, 박지성 부부가 나왔을 때 기록을 장항준 감독이 넘어섰다"고 화제성을 입증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4일 18명9643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 관객수는 959만7461명을 기록, 1000만 돌파까지 단 40만2539명 남은 상황이다. 금주 주말 10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천만 거장'이 현실이 된 지금 예상치 못한 '경거망동'으로 화제를 모은 장항준 감독은 "지금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요즘 마스크를 쓰고 밖을 다녀도 나를 다 알아본다. 지하철을 자주 타는데 나를 알아봐서 감사하다. 사실 '왕과 사는 남자' 첫날 스코어가 너무 안 나와서 좌절했다. 첫날에 11만 명이 봤다. 내심 20만명은 볼 줄 알았는데, 내 기준으로 좋지 않은 수치였다"며 "스스로 '또 안 되겠구나' 했다. 손익분기점도 못 넘을 것 같았는데,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 싶었다. 나를 원망하면 내가 너무 힘들지 않느냐?"라고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천만 공약'이 뉴스거리가 될까 싶었다. 그저 손익분기점만 넘기길 바라는 마음에 공약으로 웃음을 시도한 거였다. 그걸 또 공약이라고 말해주니 너무 부담스러웠다. 제작사에서는 대책회의까지 하더라"며 "많은 분이 요트에 태워달라고 한다. 이미 메신저에 몇백 개의 메시지가 왔다. 다들 이름 바꾸고 전화번호 바뀌기 전 마지막 안부를 묻는다며 연락을 하더라. 집단 조롱을 당하고 있다"고 1000만 관객이 다가올 수록 불안해진 마음을 고백했다.
DJ 배성재는 장항준 감독의 '경거망동 1000만 공약'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개명'에 대해 언급했다. 배성재는 대중이 추천한 장항준 감독의 개명 중 '장거장' '장거망동' '장말티즈' '장항시말조심' '장하다 김은희' 등 후보를 언급했고 이를 듣던 장항준 감독은 "'장항시말조심'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재치를 드러냈다.
여기에 성형설에 대해서도 "내가 만약 성형을 한다면 전체적으로 다시 설계를 해야 한다. 아예 허물고 다시 시작하는 쪽이다. 리모델링 정도가 아닌 다시 설계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요트 파티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대신 서울 내 커피차 이벤트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며 공약 실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전 국민이 기대하는 '공약 이행'에 부담감을 토로 "사람이 어떻게 공약을 다 지키고 사느냐? 전 세계에 그런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나 석가모니 정도일 것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000만 돌파를 앞두고 '경거망동 공약'으로 맘 편히 웃지 못했던 장항준 감독은 특유의 재치와 넉살로 공약 실천을 백지화했다. 대신 가장 현실적인 '커피차' 공약으로 1000만 관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 실제로 장항준 감독은 5일 오전 '왕과 사는 남자'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에 보답하고자 준비한 커피차 이벤트를 오는 12일 오후 12시, 서울시 중구 서울신문사 광장에서 진행한다"며 "장항준 감독이 이번 커피차 이벤트에 직접 참석해 관객에게 음료와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물론 거장 직전에서 진짜 거장이 된 장항준 감독을 향한 축하 인사도 빠지지 않았다. 장항준 감독은 "며칠 전 박찬욱 감독이 '너무 축하한다. 큰일을 해내서 고맙고 박수칠 만한 일을 했다'며 문자를 줬다. 살다 보니 박찬욱 감독에게 칭찬받는 날이 다 온다"고 고백해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그리고 박지환, 이준혁, 안재홍 등이 출연했고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 '리바운드'의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