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위메이드 수장이었던 장현국 대표가 이끄는 넥써쓰(NEXUS)가 국내 대표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인수에 나섰다. 넥써쓰는 원스토어를 단순 앱마켓을 넘어 글로벌 게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원스토어 노동조합은 '헐값 매각'이라며 공개 반대에 나서면서 인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넥써쓰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원스토어 주식 2024만7990주(지분율 89.03%)를 약 62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에는 SK스퀘어를 비롯해 네이버, 스틸넘버원제일차, 크래프톤이 참여한다. 인수 이후에도 SK스퀘어와 네이버, 크래프톤은 넥써쓰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협력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6년 출범한 원스토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해외 앱마켓 중심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국내 대표 앱마켓이다. 현재 3800만대 이상 단말기에 설치돼 있으며 게임과 앱,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원스토어의 역할 변화에 있다. 넥써쓰는 원스토어를 단순 앱스토어가 아닌 '게임허브'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 다운로드 중심의 기존 앱마켓 기능에 웹샵, 결제, 커뮤니티, 퀘스트 플랫폼, 스트리머 플랫폼, 리워드 시스템 등을 결합해 게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자에게는 게임을 발견하고 즐기고 소통하는 공간을, 게임 개발사에는 이용자 확보부터 커뮤니티 운영, 게임 경제 관리, 성장 지원까지 가능한 통합 라이브옵스(LiveOps)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여기에 블록체인과 AI를 더한다. 넥써쓰는 원스토어 글로벌 버전을 '세계 최초 웹3 게임 스토어'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앱마켓이 지원하지 못했던 지갑,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거래소(DEX), 스테이킹, 브리지 등 웹3 기능을 탑재해 글로벌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AI를 활용해 급증하는 게임 콘텐츠를 분석하고 추천하는 'AI 네이티브 게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온체인 게임 플랫폼 메인넷 '크로쓰(CROSS)'는 '원체인(OneChain)'으로, 네이티브 토큰 '$CROSS'는 '$ONE'으로 변경하는 리브랜딩도 추진한다. 원스토어와 'ONE' 브랜드를 연결해 글로벌 사업 정체성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거래를 둘러싼 반발도 만만치 않다.
원스토어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매각 추진 여부와 현재 논의 단계, 거래 구조 등에 대해 구성원과 노동조합에 공식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이에 앞서 16일에는 서울 중구 SK스퀘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매각 추진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해 '한국 대표 앱마켓 헐값 매각 반대', '가치평가 근거 공개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는 원스토어가 단순한 기업 자산이 아니라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해외 플랫폼 독점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국내 대표 앱마켓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이 개발사와 이용자, 국내 앱마켓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넥써쓰가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는 게임 기업인 만큼 원스토어가 유지해 온 플랫폼 중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기업가치 산정 근거와 매각가 산출 방식, 협상 과정은 물론 앱마켓 중립성 유지 방안, 개발사와 이용자 보호 대책, 결제 및 정산 신뢰성 확보 방안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임직원 주주 보호 대책과 사업 지속성 보장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순기 원스토어 노조위원장은 "원스토어는 국내 모바일 콘텐츠 생태계가 함께 구축해 온 시장 인프라이다. 정당한 가치평가 없이, 투명한 절차 없이, 한국 대표 앱마켓으로서의 중립성 검증 없이 추진되는 헐값·졸속 매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조합원 의견 수렴을 거쳐 대응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넥써쓰는 인수 이후에도 게임과 앱, 웹툰, 웹소설 등 기존 콘텐츠 사업은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통신사와 주요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원스토어가 구축해 온 이용자 기반과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인수합병(M&A)을 넘어 국내 유일의 토종 앱마켓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가 제기한 헐값 매각 논란과 플랫폼 중립성 우려, 그리고 넥써쓰가 제시한 웹3·AI 중심 비전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플레이어에게는 더 즐거운 경험을, 게임 개발사에는 더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AI와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글로벌 1위 게임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