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호연(32)이 "나홍진 감독의 강렬한 눈빛에 '있는 척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SF 스릴러 영화 '호프'(나홍진 감독, 포지드필름스 제작)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하는 호포항 순경 성애 역을 연기한 정호연. 그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호프'의 출연 과정을 밝혔다.
정호연은 "개봉을 앞두고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는데, 설레는 감정이 지금은 제일 큰 것 같다. 나 역시 너무 오래 기다린 작품이라 빨리 관객을 만나 피드백을 듣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며 "아직 안도라고 하기엔 섣부르고 제일 큰 감정은 설렘이다. 좋게 본 분들 리뷰를 보면서 '다행이다'까지는 맞지만 아직 안도는 아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앞서 '호프'는 캐스팅 당시 황정민이 정호연을 추천해 성사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호연은 "오디션을 볼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촬영을 하면서 황정민 선배가 나홍진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들었다. '호프'의 성애는 신선한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나홍진 감독과 황정민 선배의 생각이 있었다. 성애는 장총 액션을 수행해야 했는데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그러다 '오징어 게임'을 본 황정민 선배가 '호연이 어때?'라고 제안을 가볍게 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실제로 나홍진 감독의 러브콜을 듣고 행복했다는 정호연은 "처음 나홍진 감독이 미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오징어 게임' 이후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때는 '호프'에 대한 제안이 아니라 가볍게 한 번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미팅 요청이었다. 다만 내 마음가짐은 오디션을 보러 가는 생각으로 갔다. 가는 길에 상상을 많이 했다. 나홍진 감독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나홍진 감독이 나라는 배우를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나홍진 감독을 막상 만났는데 눈빛이 정말 강렬하더라. 나홍진 감독은 눈을 안 깜빡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홍진 감독의 그 눈을 본 순간 '척을 하지 말자'는 생각하게 됐다. 뭘 해도 내 내면을 꿰뚫어 볼 것 같은 느낌이 있더라. 그래서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홍진 감독과 미팅이 너무 재미있었다. 주로 일상 이야기를 많이 했고, 나홍진 감독이 첫 만남에서 '정호연이 이제 충무로에 들어왔으니 내가 짜장면 한 그릇을 사줘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동네에 제일 맛있는 짜장면을 사줬다. 이야기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나홍진 감독이 제작사 대표에게 정호연에게 '호프' 시나리오를 전달하라고 말해줬다. 그때 너무 놀랐다. 그 자리에서 다음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못했는데 바로 시나리오를 줘서 너무 행복했다. 내 손 안에 있는 시나리오가 어떤 금은보화보다 더 값지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 가는 길 내내 시나리오를 품에 안고 갔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호프' 제목 밑에 내 이름을 적었다. 그 정도로 간절했고 너무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계 괴짜라는 소문이 상당한 나홍진 감독에 대한 풍문에 대해서도 "나홍진 감독이 영화에 있어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신인이라서 그런지 나홍진 감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못 들었는데 작품에 대해 양보하지 않고 결과물을 위해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나홍진 감독 작품에 임하니까 정말 디테일하게 진행됐다. 피팅 때부터 집요함이 느껴졌다. 성애는 경찰복 한 벌밖에 안 입는데, 피팅을 세 번을 진행했다. 경찰복 색에 대해 다크블루부터 블랙, 살짝 밝은 연파랑, 그리고 회색까지도 옵션이 다양했고 이 의상이 자연광에서 어떻게 보여질지 나홍진 감독은 물론 촬영감독, 의상감독 모두가 모여서 논의했다. 피와 먼지 분장도 어떤게 더 효과적일지 디테일하게 고민했다"며 "전 작품이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도 브로치 하나까지도 컨펌을 했고 그런 감독들이 어떤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지 존경하게 됐다. 황정민 선배도 굉장히 완벽주의자이지 않나? 황정민 선배나 나홍진 감독처럼 어른들이 그런 자세로 이 작품을 대하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그리고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출연했고 '추격자' '황해'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