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가수 배기성이 난청으로 청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근황과 함께, 부친의 투병과 끝내 전해진 비보를 털어놓으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13일 방송된 TV조선(TV CHOSUN) '조선의 사랑꾼' 5주년 특집 '조선의 사랑꾼 노래자랑' 3부에서는 배기성이 무대에 올라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날 배기성은 "5개월째 오른쪽 귀가 안 들리는 상황이다"라며 "5개월째 24시간 귀에 이명이 들린다. 사실 오른쪽에 계시는 분들의 말을 전혀 못 듣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6개월 정도 지나면 장애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대기실에서 이야기하는 소리들도 전혀 못 들어서 저 혼자 이어폰을 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수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배기성은 "제 최고의 성량이나 컨디션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이 계속 마음이 무겁다"며 "오늘 이 무대는 어찌 보면 저에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가 정말 정말 사랑했던 선배님들 앞에서 부를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이어 "시간이 거듭될수록 직업이 가수다 보니 자신이 위축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를 들은 심사위원 김태원은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그는 "베토벤이 되시는 것"이라며 "저도 왼쪽 귀가 안 들린 지 7년 됐다. 장애가 있는 사람일수록 더 열심히 하면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태원의 격려에 배기성은 "그래서 열심히 표 안 내고 웃으면서 하겠다"고 다짐한 뒤 진심을 담아 무대를 마쳤다.
무대가 끝난 뒤에는 심사위원 양수경도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그는 "가수라는 직업이 자랑스럽고 축복받은 직업"이라며 "때로는 몸과 마음이 아파도 티 내지 않고 무대에서 노래해야 하는데, 오늘 배기성 씨는 정말 가수다웠다. 아픈 거 티 안 났고, 음정과 박자도 다 맞았다. 말 안 하셨으면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래 접을까라는 말 하지 마라.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고, 이에 배기성은 고개를 숙인 채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고백은 더욱 안타까움을 안겼다. 배기성은 "3주 전에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귀 괜찮냐'고 하셨다. 그래서 제가 '귀 안 들린다. 근데 금방 괜찮아질 거다. 걱정 마라'고 했는데 다음날 쓰러지셨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의식이 없으시다"며 "그냥 '귀 잘 들린다'고 할 걸 후회가 된다. 인생이 참 짓궂다. 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고 울먹였다.
이후 패티김의 '이별'을 부른 배기성은 "아버지가 기적같이 일어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버지가 강하지 않냐. 마지막으로 제 얼굴 한 번만 봐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하며 끝내 고개를 떨궜다.
방송은 "배기성의 아버지는 해당 녹화 일주일 뒤 별세하셨다"는 자막을 전했고, 그의 절절한 무대는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배기성은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노을진 바다'로 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그룹 캔의 멤버로 이종원과 함께 활동하며 '천상연', '내 생에 봄날은', '겨울 이야기', '가라가라'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