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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람은 언제나 죽는다. 남은 사람은 삶을 이어나가야한다. 난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다."
무엇보다 자신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아버지의 코로나19 간병과 장례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쿠에바스였다. 8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전 이후 20일만의 복귀전. 쿠에바스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상쾌한 승리였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부여한 쿠에바스의 한계 투구수는 80구 남짓. 하지만 이날 쿠에바스는 단 82구로 6회까지 마무리지으며 사령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팀 타선도 3안타 2볼넷 5타점의 호잉, 1타수 1안타 3타점(희플2)의 강백호 등이 맹활약하며 대폭발했다.
"2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했다. 팀에서 트레이너나 불펜 포수도 지원해줬다. 집에 있는 것보단 계속 몸을 쓰는게 머리를 식히는데도 도움이 되더라. 컨디션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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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타계를 이겨내고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아들의 표정이 평안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생전 가르침을 전했다.
"사람은 언제나 죽는다. (아버지가)죽어도 남은 사람은 삶을 이어나가야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가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셨다. 17살 때 집을 떠나 프로를 시작하면서 '나도 언젠가 이렇게 해야지'라는 마음은 있었다. 막상 현실이 되니 쉽지 않았다. 내가 준비를 못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원래 내가 하던 일(야구)을 하면서 동료들과 어울리고 내 삶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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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는 "묵념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멀리서 지켜봤다. 팀에서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날 도와주려고 하는게 고마웠다"면서 "가족처럼, 정말 작은 부분까지 챙겨준 덕분에 (장례를)잘 치를 수 있었다. 어떤 말로도 이 감사함을 표현하기 어렵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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