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오늘은 스포츠를 위해, 선수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좋은 날이다."
위톨드 반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회장이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총회' 폐회식에서 클린 스포츠의 새 이정표 '부산 선언'의 의미를 이렇게 규정했다.
클린 스포츠, 반도핑의 의지로 전세계에서 정부 대표단, 국제경기연맹, 선수단 관계자 등 163개국 2000여명이 결집한 가운데 5일간의 WADA 총회가 성료됐다. 이번 총회는 WADA 설립 이후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한 국제회의로서 전세계 스포츠계를 좌우할 반도핑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날 폐회식에선 2027년부터 6년간 적용될 반도핑 규약(WADA Code)과 국제표준(International Standards) 개정안을 확정했다. 청소년 선수 보호 강화, 도핑방지기구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대, 국제 협력 강화, 검사 및 분석 절차 개선 등 세계 반도핑 체계의 공정성과 체계성을 높일 정책들이 대거 반영됐다.
반카 WADA 회장은 "오늘은 스포츠를 위해, 선수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좋은 날"이라면서 "우리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전세계 모든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전세계 스포츠인 모두가 이 규약에 따라 한마음으로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핑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의지를 담은 '부산선언(Busan Declaration)'도 공식 채택했다. 선언문은 앞으로의 국제 반도핑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문서로서 공정 경기 가치 수호 국가 간 협력 확대, 선수 인권 보호 강화, 국가도핑방지기구의 독립성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했다. 특히 이번 선언에는 한국 정부의 제안으로 디지털을 활용한 도핑 방지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최초로 반영됐다.
김대현 차관은 환송사를 통해 국가대표를 꿈꿨던 어린 시절 육상, 수영선수 도전기를 털어놨다. "부상으로 인해 성공하진 못했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걸로 충분했다"고 했다. "스포츠 선수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 힘써 일한"는 이력을 소개한 김 차관은 클린스포츠의 새로운 길이 될 '부산 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부산선언'은 더 나은 검사 체계와 공정한 절차,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체계에 기반한다"면서 "이 논의가 문서에 머물지 않고 각국의 경기장과 라커룸, 어린 선수들의 땀방울에까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제 이곳 부산에서 클린 스포츠의 새 챕터를 열어가자"는 말로 작별인사를 마무리했다.
양윤준 KADA 위원장은 "이번 총회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역사적 자리였다. 이번 총회를 통해 많은 것을 나누고 배웠다. 2027 규약 및 국제표준 개정에 혁신, 지속가능성 글로벌 도핑방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비전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여러분 모두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KADA는 '부산선언'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 도핑방지 허브로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 인권 강화에 힘쓰고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활동하는 KADA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민국 정부, 부산광역시 관계자, 열정적으로 참가해주신 모든 참가자에게 감사드린다. 각자의 자리에서 클린 스포츠를 위한 사명을 실천해주시길 바란다. 우리 다시 만날 날까지 '플레이 트루(PLAY TRUE)' 하시길 바란다"고 반도핑의 인사를 건넸다. 새로운 반도핑 규약, 부산선언이 스포츠의 미래임을 확인하며 '브릴란떼 어린이합창단'의 맑고 청아한 공연이 총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허만진 주무관
?편 이번 부산 WADA 총회 현장은 K-스포츠 외교의 장이었다. 이사국을 대표해 이사위원으로 활동중인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폐회식 전날인 4일, 일본 히로유키 나카무라 문부과학성 부대신, 중국 통 리신 체육총국 부국장, 사우디아라비아 압둘아지즈 알마사이드 스포츠부 차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열고 아시아·중동 주요국과의 스포츠 교류 확대 및 민관 협력 방안등을 논의했다. 또 이날 저녁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위한 만찬을 주재해 국제올림픽위원회와의 협력 강화를 약속하며 대한민국의 국제 스포츠계 위상을 공고히 했다.
폐회식 '부산 선언' 채택 후 WADA 이사회에 참석한 김대현 차관은 앞으로도 국제 도핑방지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국제 협력 강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부산 총회는 국제 반도핑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국제 반도핑 규범 이행과 협력을 강화해 선수들이 더욱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