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4·전북)은 해외 전지훈련이나 해외 원정경기를 가면 노트북 앞에 자주 앉는다. 화면을 통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들의 재롱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가족이 기쁜 것이 나에게 가장 큰 기쁨"이라는 말을 자주 입에 담는다. 그라운드의 '라이언 킹'은 집에만 가면 '딸 바보'로 변한다.
이동국의 '쌍둥이 딸' 사랑은 유명하다. 2007년 8월에 낳은 쌍둥이 딸 재시와 재아는 어느덧 경기장에서 아빠의 플레이를 보면서 응원을 할 정도로 컸다. 이동국은 세리머니로 화답했다. 지난해 11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8라운드.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코너 플래그를 이단옆차기로 걷어차는 강렬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평소 두 팔을 벌리는 세리머니에 비하면 과격함 그 자체였다. 이동국이 이유를 밝혔다. "요즘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 딸들을 태권도 학원에 등록시켰다. 지금 하얀띠인데 나도 어릴적 태권도를 배웠다. 아빠가 태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잇따라 발생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분노를 세리머니로 표출함과 동시에 딸들에게 '태권도를 열심히 배우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남긴 셈이다. 당시 이동국은 "내 이단옆차기가 어설펐지만 내가 왜 이 세리머니를 했는지 딸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아빠' 이동국의 '부정(父精)'이었다.
2013년, 이동국은 네 아이의 아빠가 된다. 이동국은 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체육공원에서 열린 '최강희 풋볼클럽' 출범식에서 "좋은 소식이 생겼다. 아주 기쁘고 좋은일"이라며 쌍둥이를 갖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2007년 쌍둥이를 얻은데 이어 6년 만에 생긴 소중한 셋째, 넷째다. 쌍둥이라 기쁨은 두 배다. 책임감 역시 두 배로 늘었다. 그는 "식구가 늘어나 어깨가 더 무겁다"며 웃었다.
'쌍쌍둥이 아빠' 이동국은 2012년 강행군을 펼쳤다. 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A매치 등 총 56경기를 소화했다.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며 잠시 주춤했지만 리그 막판 무서운 집중력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데얀(서울)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동국은 바쁜 한해를 보낸 뒤 여느해처럼 처가가 있는 하와이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전북은 케빈 이재명 송제헌 등의 영입을 확정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동국은 "쉬면서 지난 시즌의 피로를 풀었다"면서 "브라질에 가서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면 올해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지 구상이 가능할 것이다. 지난해 느꼈던 자신감과 함께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3년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더블'을 노리는 전북은 9일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동국 역시 쌍둥이를 얻은 기쁨과 함께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따낼 각오로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