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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인상은 순수했다. 말수도 적었다. 큰 눈에는 온화함이 가득했다. 좀처럼 웃지 않지만 전체적인 표정은 밝았다. 플레이도 생김새와 비슷했다. 중앙 수비수였지만 거칠지 않았다. 축구 지능이 넘쳤다. 위치 선정과 수비 센스가 뛰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중앙 수비만 해온 관록도 묻어있었다. 8년 전 부천 SK의 신인 수비수였던 조용형의 첫인상이었다.
조용형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주목을 받았다. K-리그 최고의 수비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축구 지능과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를 자랑했다. '제2의 홍명보'라는 별칭도 얻었다. 하지만 A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나선 아드보카트호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베어벡호에서도 밀렸다. 매번 소집 때마다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가 중도 탈락했다. 마음이 매우 아팠다. 조용형은 "대표팀에서 중도에 하차할 때마다 더욱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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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월드컵을 누볐던 주전 수비수였다는 자존심이 무너졌다. 여느 선수라면 슬럼프를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형은 담담했다. 대표팀에 들락날락했던 경험은 많았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해법도 알고 있었다. 조용형은 "마냥 잘나가는 선수는 세상에 없다. 다들 굴곡이 있다. 예전에 대표팀을 오갔던 경험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최종 행선지는 '유럽 찍고 다시 K-리그로'
요즘 조용형은 카타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유럽 스타 출신 외국인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최근에는 라울 곤살레스(36·알 사드)와의 맞대결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최고 스타였던 라울은 올 시즌부터 카타르에서 뛰고 있다. 11월 2일 첫 맞대결에서 조용형의 알 라이안은 알 사드에게 1대4로 완패했다. 라울은 프리킥 골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조용형은 "라울은 나이가 많음에도 위치 선정과 움직임, 축구 센스가 남달랐다. 정말 클래스는 다르더라"고 평가했다. 라울 이전에도 마마두 니앙이나 세이두 케이타 등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들과 대결하면서 조용형은 새로운 씨앗을 마음에 심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유럽 무대를 경험하고 싶다. 기회는 있었다. 2010년 알 라이안과 계약하면서 옵션 조항에 '2년 후 말라가(스페인)와의 계약'을 넣었다. 알 라이안과 말라가의 구단주가 같았다. 그러나 말라가의 비유럽인 외국인 선수(3명)에 자리가 없었다. 알 라이안과 말라가에서는 '온다면 받아주겠다. 하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알렸다. 조용형으로서는 경기 출전이 중요했다. 아쉬움을 뒤로 했다.
알 라이안과의 계약은 2014년 6월까지다. 이후 조용형은 유럽 무대 진출을 원한다. 굳이 큰 무대가 아니어도 된다. 경기에 뛸 수 있다면 중소리그라도 상관없다. 조용형은 "유럽 무대에서 뛰며 그들의 구단 운영 방식이나 문화를 배우고 싶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 행선지는 역시 K-리그다. 일단 친정인 제주 복귀가 우선이다. 조용형은 "제주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나를 키워주었다. 마지막에 기회가 있고 내 능력이 된다면 꼭 제주로 돌아가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