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 열린 전남 해남 우슬 경기장에 낯익은 인물이 눈에 띄었다. 기영옥 광주축구협회장이었다. 광주대를 응원하기 위해 해남에 왔다. 기 회장과 정평열 광주대 감독은 고등학교(금호고)와 대학교(전남대) 선후배 관계다.
하프타임에 기 회장을 찾았다. 기 회장은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아버지다. 기 회장은 지난달 25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캐피털원컵 결승전을 지켜봤다. 기성용의 스완지 시티는 브래드포드를 누르고 우승했다. 기 회장에게 현장에서 본 소감을 물었다.
첫 감정은 기쁨이었다. 기 회장은 "셀틱에서도 (기)성용이가 우승하는 장면을 많이 봤는데 이번은 더 기뻤다"고 했다. 기 회장은 "그래도 메이저 대회다. 아들이 우승컵을 드는 장면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캐피털원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FA컵과 함께 잉글랜드의 3대 대회 가운데 하나다. 각 팀들이 허투루 임하는 대회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 "(기)성용이가 있는 스완지 시티는 리버풀, 첼시 등을 누르고 올라왔다. 값진 행보였다"고 말했다.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경기에서 기성용은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주전 수비수 호세 치코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새 보직을 맡았다. 기 회장은 더욱 마음을 졸였다. 현역 시절 기 회장도 수비수였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아들이 뛰는 것을 보는 것이 마냥 마음 편하지는 않았다. 기 회장은 "(기)성용이가 헤딩을 잘하지 못한다. 언제나 걱정이다. 중앙 수비수는 헤딩을 많이 하는 자리다. 헤딩을 할 때마다 가슴 졸였다"며 웃음지었다. 기 회장의 웃음 안에는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해남=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