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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한 세대동안 지켜온 금기였다. 30년간 닫혀 있었다.
선수단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팀은 수원이었다. 2억9249만8000원이었다. 뒤를 이은 구단은 전북(2억4633만4000원)과 울산(2억2610만1000원)이었고, 클래식 14개팀 중 10개팀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나머지 4개 구단은 평균연봉이 1억원 미만이었다. 대전이 가장 적은 6571만9000원이었다.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846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클래식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609만7000원, 챌린지는 4428만8000원이었다. 연봉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그 자리는 권오갑 전 실업축구연맹 회장이 채웠다. 프로연맹의 새 수장이 됐다. 권 총재가 실무 총책임자인 사무총장에 한웅수 전 GS스포츠 전무를 영입하면서 연봉 공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전무는 FC서울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서울 시절부터 몸값 현실화에 대한 소신이 뚜렷했다. '연봉 공개'는 권 총재와 한 총장의 합작품이다. 정 회장도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공개 왜
프로축구의 인기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1년 1만709명이었던 평균 관중은 지난해 7157명으로 떨어졌다. 반면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지난해 최고 연봉 15억원 시대가 열렸다. 전북에 둥지를 튼 김정우다. 자연스럽게 동료들의 눈높이도 올라갔다. 고통 분담은 없었다. 시장은 무너지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겨울이적시장마다 구단과 선수들의 줄다리기는 도를 넘었다. 구단간의 몸값 경쟁도 한몫을 거들었다.
자생력 없는 열악한 재정환경에 탈출구는 없었다. 시장이 위기를 느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프로연맹은 연봉 공개를 통한 몸값 현실화가 개혁의 출발점으로 판단했다. 연봉 공개는 지난해 9월 연맹 이사회의 의결사항이다. 지지부진했다. 지난달 26일 날개를 달았다. 이사회에서 공개범위 등 세부 시행방안을 연맹 집행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여전히 수원이 홀로 반대하고 있다. 설득력은 떨어진다. 그 외 구단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통계치가 갖는 냉혹한 의미를 깨닫고 그 숫자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해야 프로축구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 프로연맹은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급박하다.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는 현재의 위치와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서 연봉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첫 단추일 뿐이다. 연봉 뿐만 아니라 유료 관중 수익, 구단별 경영지수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명성을 강화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프로연맹의 확고한 인식이다.
연봉 공개의 파장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 연봉 공개로 파생되는 다양한 효과 중 흥행은 궁극적인 목표다. 프로스포츠가 잘 운영되기 위해선 경기력과 흥행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자본 투자도 쏠리면 안된다. K-리그는 그동안 경기력과 흥행이 반비례했다. 이번 발표로 구단 운영 비용이 경기력적인 측면, 즉 인건비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났다. 흥행을 위한 마케팅, 팬서비스 쪽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은 것이다. 프로구단에서는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구조다.
결국 거품이 빠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인건비에 대비해 걸맞는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모기업에서 구단의 효율성을 다시 한 번 재고할 수 있게 된다. 영화 '머니볼'에서 소개된 '한계비용'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계비용은 최대한 적은 비용을 투자해 최대한의 이익을 최소한의 기간에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구단 운영비를 많이 지출하는 팀과 적게 지출하는 팀의 한계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느냐를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어느 팀이 돈을 효율적으로 썼느냐가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프로축구는 더 건강해지고 깨끗해 질 수 있다.
김성원 김진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