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감독들이 박지성과 이영표를 베스트11에 일단 써놓고 그쪽에 대해 고민을 안 하지 않았느냐. 지금 청용이가 딱 그렇다. 이런 선수 4~5명만 있으면 고민이 없다. 대표팀은 큰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감독이 낚시나 가고 그래도 알아서 잘할 선수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그는 큰 선수였다.
막히면 뚫었고, 볼이 없으면 공간을 지배했다. 이청용이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레바논전 졸전은 없었을 것이다. 최강희호는 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레바논과 간신히 1대1로 비겼다.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절망스럽지만 멈출 수 없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제가 남았다. 어떻게든 전진해야 한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 18일 오후 9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최종전을 치른다. 월드컵 진출이 걸린 마지막 2연전이다. 물러설 곳이 없다. 반드시 잡아야 된다.
현 상황에서 기댈 언덕은 이청용 뿐이다. 더 주문할 것이 있다. 이제 '소녀슛'의 오명을 벗을 차례다. 그는 전문 골잡이가 아니다. 골보다 어시스트를 즐긴다. 하지만 그를 따라다니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소녀슛'이라는 한 가지 아쉬움이다. 힘없는 슈팅이 반복되는 바람에 붙여진 별명이다. 이청용도 잘 알고 있다.
레바논전을 더듬어 보자. 가장 많은 골기회를 얻은 선수는 이청용이다. 영리한 움직임과 개인기로 상대를 압도했다. 공격 흐름을 주도하며 잇따라 골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전반 23분 이동국과 2대1 패스 후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31분에는 측면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았다. 후반 8분에도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3분에는 코너킥을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자신감을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에서 또 찬스는 올 것이다. 전문 골잡이들이 침묵하면 이청용이 나설 수밖에 없다. 해결해야 한다. 문전에서 좀 더 침착하자. 집중력을 좀 더 끌어올리자. 골키퍼의 움직임을 본 후 슈팅을 때려도 늦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 축구의 운명이 이청용에게 걸렸기 때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