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설의 왕자' 혼다, 이번엔 진짜 이적?

기사입력 2013-07-02 08:02


◇혼다 게이스케(가운데). 스포츠조선DB

유럽 이적시장이 열리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하지만 설만 무성하다. 문이 닫힌 시점에선 항상 제자리다. 출중한 실력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지만, 그 이름은 언젠가부터 이적시장의 대표적인 비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인 혼다 게이스케(27·CSKA모스크바)다.

유럽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는 7월이 왔다. 혼다의 이름이 또 어김없이 거론되고 있다. 분위기는 괜찮다. 올 여름엔 '이적설의 왕자'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뗄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연일 혼다의 AC밀란 이적설 제기하고 있다. AC밀란이 혼다와 세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탈리아 일간지 가제타델로스포르트와 코리에레델로스포르트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각) '혼다와 AC밀란이 이적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AC밀란은 혼다에게 연봉 300만유로(약 44억원)와 4년 계약을 제시했고,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CSKA모스크바와의 이적료 협상 전 세부 계약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AC밀란 부회장이 혼다와의 접촉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탈리아 현지 분위기만 보면 당장 내일이라도 AC밀란이 혼다 영입을 발표할 기세다.

혼다 입장에선 감회가 남다를 만하다. 2008년 혼다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VVV펜로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그를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90경기에 나서 11골을 넣었으나, 여전히 '그저 그런 아시아 선수' 정도로 취급됐다. 2010년 초 CSKA모스크바로부터 이적료 900만유로(약 132억원), 4년 계약을 제시 받았을 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결정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러시아 무대를 밟은 뒤 6개월 만에 치러진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혼다는 일본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하면서 일본의 우승을 견인했다. 월드컵부터 수직상승한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이상 스페인), 리버풀(잉글랜드) 등 거론되는 팀들의 이름도 화려해졌다. CSKA모스크바의 배짱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자신들이 투자한 돈의 두 배가 넘는 2000만유로(약 294억원) 이하로는 혼다를 절대로 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적설이 '설'로 그치게 된 원인이다. 고집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CSKA모스크바는 지난해 초에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팀인 라치오로부터 1300만유로(약 191억원)에 선수 한 명을 보태주는 조건을 제시받고도 이적료 차이를 이유로 혼다의 이적을 가로 막았다. 갈라타사라이(터키)가 제시한 1500만유로(약 221억원)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지독한 '모스크바의 욕심'이었다.

혼다의 계약은 올 연말로 종료된다. CSKA모스크바가 이적료를 챙기려면 올 여름 이적시장에 헐값으로라도 팔아야 한다. 다만, 최종 행선지의 윤곽은 끝까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AC밀란은 CSKA모스크바가 책정한 이적료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유로(약 29억원)를 제시했다.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와중에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혼다 영입을 노리고 있는 에버턴(잉글랜드)이 700만유로(약 104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례와 최근 정황을 종합해보면 CSKA모스크바는 혼다를 여름에 내보내더라도 막판까지 이적료 조율을 하면서 붙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의 명문팀 진출을 염원하는 일본 축구계와 팬들이 올 여름에도 적잖이 속을 썩을 것 같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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