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혁 골키퍼 사상 첫 인필드골에 감독 퇴장까지...치열했던 제주-인천전

기사입력 2013-07-22 08:34


 사진캡처=SPOTV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인천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경기 전 만난 양 팀 감독은 승점 3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제주나, 시민구단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인천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더이상 패배하면 상황이 좋지 않아진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우리도 경남전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승부가 절실했던 경기에는 K-리그 역사를 다시 쓰는 진귀한 장면이 나왔다. K-리그 역사상 6번째 골키퍼 득점이 나왔다. 전반 39분 인천의 권정혁 골키퍼는 백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를 살짝 넘어 킥을 날렸다. 이 볼은 박준혁 제주 골키퍼 앞에서 강하게 바운드 되며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K-리그 역사상 최초의 인필드 골이다. 페널티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이 터진 적은 있지만, 볼이 멈추지 않고 인필드 상황에서 골키퍼가 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7월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트디부아르 올림픽대표팀 경기에서 나온 정성룡의 골과 비슷했다. 그 당시에도 정성룡이 찬 골킥이 상대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그대로 골이 됐다. 권정혁의 골거리는 85m로 도화성의 65m 골을 넘는 K-리그 역대 최장거리 골로 기록됐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정성룡의 골과 같은 거리다.


사진캡처=SPOTV
권정혁의 골 이전까지 K-리그에서는 모두 5차례 골키퍼 득점이 있었다. 페널티킥이 3차례, 프리킥이 1차례 코너킥이 1차례였다. 김병지가 3골, 이용발과 서동명이 각각 1골씩을 넣었다. K-리그 사상 최초로 골을 기록한 골키퍼는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다. 김병지는 1998년 10월 24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김현석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넣었다. 그는 2000년 10월 7일과 17일 페널티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총 3골을 넣었다.

진기명기 골키퍼 골에 이어 불미스러운 사건도 발생했다. 김봉길 감독이 폭발했다. 김 감독은 인천이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20분 제주의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항의했다. 마라냥의 드리블을 최종환이 태클로 저지했다. 김 감독의 방향에서는 정당한 태클로도 비쳐질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장까지 난입할 정도로 강력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재킷을 벗어던지는 등 과격한 반응을 보였다. 코치들이 말렸지만, 분은 풀리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퇴장을 명령받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페드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승부는 1대1로 마무리됐다.

사상 유례없는 순위싸움속에 치열한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3위 전북부터 9위 성남까지의 승점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1위부터 7위까지는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룹A로, 8위부터 14위는 강등싸움을 펼쳐야 하는 그룹B로 이동한다. 감독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피말리는 순위경쟁으로 각 팀 감독들은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이다. 결과를 좌우하는 심판 판정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안익수 성남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가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평소 온화한 성격의 김 감독이 이 정도로 항의할 정도면 승점 3점에 대한 압박이 얼마나 강한지 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에도 심판에 항의하기 위해 내려가다가 경호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인천의 코치들과 선수들은 심판을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중앙 수비수 이윤표는 경기가 끝난 후 계속된 항의로 퇴장까지 당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여서 더 예민했던 것 같다. 지난 3경기에서 계속 페널티킥을 내줬다. 심판 결정에 대해서는 승복하지만,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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