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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 겉보기엔 볼품 없어 보이지만, 속은 알찬 이를 가리켜 흔히 쓰는 말이다.
조찬호는 국내 최고의 유스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팀 내 다른 선수들과 달리 드래프트를 거쳐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양평초-대월중-백암고-연세대를 거쳐 2009년 강철군단의 일원이 됐다. 대학 3학년 시절 근육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했음에도 피나는 재활 끝에 실력을 되찾아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 11경기서 3골6도움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잡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서서히 무르익던 지난해에는 좌측 정강이 비골이 골절되는 중상으로 4개월 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오랜 기간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한데다 부상 트라우마까지 겹쳐 그가 올 시즌 제대로 활약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조찬호는 지난 2월 터키 전지훈련부터 두각을 드러내면서 황선홍 포항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뛰어난 돌파를 앞세워 포항의 시즌 초반 선두 질주에 일조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시즌에 돌입한 황 감독이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카드였다. "조찬호 황진성 이명주를 뛰어넘는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라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원전 해트트릭은 황 감독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증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조찬호는 지난달 열린 2013년 동아시안컵 예비명단 40인에 포함됐으나,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회가 더 남아 있다. 홍명보 감독은 14일 페루와의 친선경기에 동아시안컵과 마찬가지로 국내파 선수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한 차례 아픔을 겪은 조찬호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찬스다. 강원전 해트트릭을 바라보는 '홍심'이 과연 어떨지 자못 궁금해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