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징계위기? 무엇이 문제였나

기사입력 2013-11-10 16:52



심판을 총감독·관리해야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특정 심판을 비호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징계 위기에 놓인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재성 협회 심판위원장의 의혹을 두고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징계는 유보됐지만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건은 지난 5월 4일에 발생했다. A심판이 체력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B심판이 몰래 코스에 설치된 콘의 위치를 바꾸다 감독관에게 발각됐다. 이후 다시 콘 위치가 조정돼 정상적으로 체력 테스트가 진행됐다. A심판은 정상적으로 치러진 테스트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체력 테스트는 '지옥의 코스'로 불리는 150m 반복 달리기다. 400m 트랙에서 150m를 30초 안에 주파한 뒤 50m를 35초 이내에 걷는 것을 최소한 20회 이상 반복해야 한다. 당시 B심판은 뛰는 거리를 줄이고 걷는 거리를 더 길게 만들기 위해 콘의 위치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다른 심판들과 감독관이 즉각 이를 발견했고, 현장에서 이 위원장 및 10여명의 감독관들이 진상 조사 및 사건 처리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테스트는 체력 테스트에서 떨어진 150여명의 심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 사건이 6개월이 넘게 공론화되지 않자 축구계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최근 진상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이 위원장의 지시로 B심판이 콘의 위치를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협회는 9일 징계위원회에 B심판을 소환해 사건의 정황을 재차 파악했다. 그러나 심판위원장이 축구협회의 이사여서 같은 이사인 징계위원장이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판단에 이 위원장은 징계위에 회부되지 않았다. 이에 협회는 회장단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를 열어 추가 조사 및 징계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이 위원장은 '테스트 개입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미수 사건'으로 처리 됐다. 콘 위치도 줄자로 다시 잰 결과 정상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두 차례나 회의를 거쳤고, 정상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미수 사건'으로 보고 축구협회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추후 문제가 될 경우에는 이 위원장이 직접 설명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짓고 회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협회에 보고를 하지 않으면서 다른 심판들 사이에서 해당 심판들과 나와의 친분을 이유로 이런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테스트장에 테스트를 받지 않는 심판이 난입하고 현장 관리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 책임이 있다. 하지만 사건이 미수에 그쳤고, 이후 재발 방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기에 보고하지 않았다. 심판 수장으로 어떻게 특정 심판을 위해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이 위원장이 B심판에게 콘 위치 변경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협회에 사건 당시 상황과 정황에 대해 수 차례 설명했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면 재차 같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축구계 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하고 6개월 동안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 위원장과 협회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의 중심에 놓인 이 이원장은 지난해 초까지 프로연맹의 심판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3월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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