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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까지 100일 남짓 남았다. 길다면 긴 시간이다. 하지만 홍명보호에게는 많은 시간이 아니다. 사실상 마지막 점검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에 대한 적응도다. 브라주카는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골격이 되는 틀과 블래더(공기를 주입함으로써 부력을 발생시키는 장비)는 유로2012의 공인구 '탱고12',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공인구 '카푸사',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공인구의 테크놀로지가 모두 적용됐다. 역대 가장 적은 수인 6개의 패널이 혁신적인 바람개비 모양으로 합쳐져 구 모양을 완성했다. 2년 반 동안 10여개국의 30개 팀, 600여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날씨, 고도, 습도 등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역대 가장 많은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2월 스페인-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와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는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 혹독한 테스트를 치렀다.
하지만 그리스전에서 브라주카는 나오지 못했다. 한국과 그리스의 용품을 후원하는 나이키가 반대했다. 브라주카 대신 나이키볼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눈앞의 잇속을 챙기는 데만 급급한 나이키의 요구에 홍명보호는 공인구 적응이란 소득을 얻지 못했다. 만약 나이키가 그리스전 에서 브라주카 사용을 승인했다면 홍명보호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어떤게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나이키는 자사 홈페이지 소개 란에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써놓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볼 사용을 고집하는 일, 그것이 과연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인지 궁금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