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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고 했던가. 원정에서 당한 1차전 패배에도, 주말에 당한 레즈더비 완패에도 멘탈을 부여잡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20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올림피아코스를 3-0(누적스코어 3-2)으로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현 리그 성적상 4위권에 들 가능성은 희박하며 이번 시즌 챔스 우승 역시 쉽지는 않다. '맨유 몰락'의 산 증인이 되어가는 요즘, 어쨌든 이들의 챔스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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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압도하지 못한 맨유는 수비 불안까지 일으킨다. 원정 골을 내줘 그대로 넉다운될 가능성도 농후했다. 특히 왼쪽 측면 에브라가 버티는 진영에서 넘어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에 수차례 당했다. 중앙을 머물던 퍼디난드는 쇄도하는 상대를 시야에 넣지 못했다. 몸을 돌려 볼을 처리해야 하는 장면에서는 안타깝게도 베테랑의 관록보다 노쇠함을 드러내며 슈팅을 허용했다. 최종 슈팅까지 내줬을 때, 믿을 건 등번호 '1'번 데헤아뿐. 우월한 신체 조건과 반사 신경으로 맨유의 골문을 지켰기에 2차전 뒤집기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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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답답함을 해갈한 건 결국 반 페르시였다. 전반 25분 본인이 얻은 PK를 직접 차 넣어 추격의 방아쇠를 당겼고, 전반 46분에는 루니의 패스를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리고 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는 루니의 모션으로 균열을 일으킨 수비벽을 조준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슈팅 '3'개-유효슈팅 '3'개, 그리고 '3'골. 지난 1차전 "동료가 공간을 방해한다."며 전술적인 오류를 내비쳤던 반페르시는 맨유 난파의 장본인이 됐다. 이후 모예스와의 불화 가능성, 이적 가능성, 치차리토의 SNS 내용까지, 언론으로부터 제기된 숱한 위기설을 수습한 주인공은 결국 반페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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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페르시의 해트트릭을 키운 건 8할이 긱스. PK를 얻는 장면에서 제공한 롱패스도, 두 번째 골 과정에서 루니에게 공급한 롱패스도 결국 긱스의 왼발에서 나왔다. 그뿐인가. 골포스트를 때린 루니의 헤딩도 긱스가 배달한 왼발 크로스에서 나왔다. 1973년생, 한국 나이 '42'세의 이 선수는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여전한 활동량을 뽐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시기에 팀의 레전드가 피치에 함께 선다는 점이 동료들에게 정신적으로 엄청난 힘이 됐을 것이다. 8강에 올라온 팀의 면면을 따졌을 때 결코 쉬운 대진은 없겠으나, 이 선수와 함께라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긱스의 활약은 전술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맨유가 1차전에서 고전한 데엔 중원의 약세가 컸다. 기동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클레버리는 캐릭의 후방 플레이메이킹을 분담해내지 못했다. 루니와 반 페르시는 실종된 허리를 찾기 위해 아래로 내려왔으나, 이후의 공격이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2차전 역시 중원을 압도한 건 아니지만, 이 자리에 왼발잡이 패서가 하나 들어오면서 맨유는 윗선으로 볼을 확실히 보낼 수 있었다. 루니와 반페르시가 윗선에서 꾸준히 공격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불혹을 넘겨서도 풀타임을 소화한 긱스 덕분이었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