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전북과 울산은 올시즌 개막 전 '2강'으로 꼽혔다. 시즌 초반 페이스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전북과 울산은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과 클래식에서 각각 3연승과 5연승을 질주했다. 그러나 개막 후 40여일 만에 주소가 달라졌다. '2강'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다. 전북은 3연승 뒤 리그에서 2승2무2패, ACL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울산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ACL에서 1무2패를 기록하더니 리그에서는 1승1무3패를 기록하며 급격하게 추락했다. 전북은 ACL 조별리그 G조에서 2위, 울산은 H조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6강행을 위해 운명을 건 '외나무 다리'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2강'으로 꼽혔던 전북과 울산의 추락, 이들의 경기력에 과연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넓어진 공수 간격 폭'에서 길 잃은 전북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ACL 1차전과 5차전 경기를 살펴보자. 전북은 1차전에서 3대0의 대승을 거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훈련한 모습이 잘 나온 완벽한 경기"라고 했다. 공수의 짜임새와 강한 압박을 칭찬했다. 반면, 5차전에서 1대2로 역전패한 뒤 "1주일에 두 경기씩 하니 체력이 문제가 됐다.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저하됐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전북 부진 원인의 고정 레퍼토리다. 그렇다면 전북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이 과연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공수 간격의 폭'에 답이 있다. 최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공수밸런스를 90분 동안 유지하는 걸 많이 연습했다. 공격부터 수비라인까지 같이 움직이며 폭을 좁히고 압박을 가해야 한다. 시즌 초반에는 그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기동력이 떨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공수 간격의 폭이 넓어졌다. 이 공간의 차이가 전북의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의 원인이 됐다. 최 감독은 "공수밸런스는 중원 압박이 중요한데 폭을 좁히지 못하면서 압박도 안되고, 상대 볼도 빼앗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이기든 지든 체력 소모가 더 큰 경기를 계속 하게 된다"고 했다. 공격과 수비가 '시너지 효과'가 아닌 서로 힘들게 많이 뛰기만 하는 비효율 축구로 변모했다. 당장 해답이 없어 더 답답하다. 그는 "경기가 많아 훈련도 못한다. 경기 내용과 운영 모두 안 좋은 상황이지만 당장 5월까지는 결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내가 뭐라고 한다고 지금 될 수 있는게 아니다. 광저우전에서는 한 명이 퇴장을 당하니 오히려 더 잘 뛰더라. 선수단 분위기가 참 묘하다. 지금은 팀이 혼란스럽다. 안정이 먼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5월에 맞이할 월드컵 휴식기까지 최 감독은 '기다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울산의 집중력 결여, '요가'로 푼다
울산의 부진은 한 마디로 '집중력 결여'로 요약할 수 있다. 갑작스러워 당황스럽긴 하다. 전조는 지난달 26일 전남전부터 보였다. 당시 울산은 총 슈팅 15개 중 유효슈팅 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골도 넣지 못했다. 6일 부산전에서도 슈팅 10개 중 무려 7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9일 성남전에선 무려 19개의 슈팅 중 12차례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특히 선제골을 내준 뒤 선수들의 조급함이 부진을 야기했다.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다 냉정함을 잃자 '롱볼 플레이'로 전환했다. 김신욱의 머리만 바라봤다. 단조로운 공격은 울산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렸다. 특히 '티키타카(바르셀로나식 공격축구)'의 질이 떨어졌다. 중원과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공격작업은 깊이가 다르다. 정작 방점을 찍어야 할 문전 앞에선 실속없는 패스워크가 이뤄진다. 선수들이 좀 더 '티키타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1차 위기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부진 탈출 해법으로 '요가'를 택했다. 17일 전문 강사를 초빙, 선수들이 요가를 따라하면서 호흡과 명상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유연성 향상으로 컨트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요가'가 울산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될까.김진회, 하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