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민들이 10일(한국시각) 마이애미의 선라이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한국-가나전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억만리 타지에서 태극전사들은 곧 그리움이다.
태극전사들이 가는 길에는 언제나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함께 하는 이유다. 고국의 향수를 달램과 동시에 혼을 자극하는 힘이다. 경기장 안에서 태극전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만으로도 감동을 느낀다.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 이날 만큼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못지 않았다. 꽹과리 소리와 붉은 물결이 넘쳤다. 4000여명의 한국 교민이 경기장을 찾았다. 약속이라도 한 듯 맞춰 입은 '붉은 티셔츠'는 곧 자부심이었다. 곳곳에는 교민들이 손수 준비한 플래카드와 응원 구호가 넘쳤다. 태극기의 물결이 선라이트 스타디움에 넘실거렸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한 교민은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이 한 장소에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지에 거주하며 경기 진행을 도운 한 관계자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뭉클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경기시작 11분 기성용의 머리에 맞고 굴절된 볼이 야속하게 골망을 가를 때 관중석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전반 43분, 후반 8분, 후반 44분 잇달아 가나가 웃었다. 경기장 한구석을 채운 가나 팬들은 보란듯이 몸을 흔들어 댔다. 축구도 분위기 싸움이다. 자신감이 꺾이면 끝이다. 응원도 마찬가지다. 가나전은 달랐다. 4실점은 중요하지 않았다. 벌어진 점수차를 되돌리기 힘겨운 시점에도 응원 구호는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대~한민국!' 구호가 메아리 쳤다. 그라운드와 경기장 분위기는 분명히 달랐다. 누구도 4골을 내주고 물러나는 홍명보호를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았다.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떨구고 인사하는 선수단을 향해 오히려 큰 박수가 화답했다.
홍명보호의 시계는 러시아전에 맞춰져 있다. 가나전은 러시아를 잡기 위해 거친 과정일 뿐이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은 분명했다. 또다른 부분도 확인했다. 5천만 붉은악마의 힘이다. 홍명보호 뒤에는 든든한 백이 버티고 있다. 기죽을 이유가 없다. 고개를 들고 본고사인 브라질월드컵에서 보란듯이 아쉬움을 환희로 바꾸면 된다. 그게 태극마크를 짊어지고 결전지로 향하는 선수들의 의무이자 아낌없는 성원에 대한 답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