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류가 감지된 전반이었다. 그러나 후반에는 달랐다. '메시 시프트'가 잠자던 아르헨티나를 깨웠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공격의 핵' 메시가 힘을 쓰지 못했다. 트레이드마크인 저돌적인 돌파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스니아의 힘에 밀렸다. 무엇보다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은 세르히오 아게로에게 맡겨둔 뒤 중원에서 공격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14개의 패스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기록은 공을 받기 위해 많이 뛰지 못했더나 상대 수비진에 막혀 공을 잡기에 힘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볼점유율 우위를 유지하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31분 사발레타가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보스니아는 전반 32분 제코의 터닝 슛을 기점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전반 40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루리치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이어졌다. 로메로 골키퍼의 선방이 야속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라인은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는 캄파냐 대신 가고가, 로드리게스 대신 이과인이 교체투입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전환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시-아구에로-이과인-디 마리아로 이어진 아르헨티나 판타스틱4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메시는 부정확한 패스로 스스로 전체적인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오히려 보스니아가 두 차례 슈팅으로 아르헨티나를 압박했다. 보스니아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을 감행했다.
메시는 후반 19분 첫 슈팅을 날렸다.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그러나 메시의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그러나 한 방이 있었다. 월드컵 623분간 침묵의 봉인이 풀렸다. '메시'다운 골이었다. 전매특허인 빠른 돌파와 정확한 슈팅이 빛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과인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메시는 문전으로 돌파한 뒤 보스니아의 수비수를 3명이나 제치고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은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메시의 골로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활활 타올랐다. 중원에서의 짧은 패스가 살아났고, 숨쉴수 없는 파상공세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보스니아는 교체투입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후반 24분 이비세비치를 시작으로 비스차와 메두니아닌을 잇따라 투입했다. 그러나 포백으로 전환된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리는 법. 보스니아축구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사상 첫 월드컵 1호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베다드 이비세비치(30·슈투트가르트)였다. 루리치의 패스를 이비세비치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하면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로메로 아르헨티나 골키퍼에 맞고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보스니아는 내침김에 동점골에 도전했다. 그러나 한 골을 지켜내려는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공격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 뭔가 '찝찝함'을 남겼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