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한국 경계 '철통보안, 비밀훈련' 카펠로 장군의 러시아 부대?

기사입력 2014-06-16 06:34


14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이투의 노벨리 주니어 경기장에서 훈련을 끝내고 걸어가고 있는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완전히 군대 같다. 카펠로 감독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러시아를 취재 중인 러시아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의 드미트리 시모노프 기자의 말이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철통 보안속에서 한국과의 1차전에 대비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카펠로 장군이 이끄는 러시아 부대가 '비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에 입성한 이후 상파울루 인근의 이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러시아는 노벨리 주니어 경기장에서 한국과의 1차전에 대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팀의 훈련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지난 10일 한 차례 훈련을 전면 공개한 것 이외에 모든 훈련을 초반 20분만 공개하고 있다. 10일 훈련 공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본선 진출 32개국은 베이스캠프에서 한 차례씩 팬들을 위해 공개 훈련을 가져야 한다'고 정한 규정 덕분에(?) 진행됐다.

11일부터 15일까지의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거나 몸을 푸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공개되는 전부다. 러시아 언론에도 예외는 없다. 심지어 러시아는 13일 자체 연습경기를 가졌는데 경기 결과조차 취재진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기자들이 어렵게 알아낸 연습경기 결과는 0대0이었다. 빈약한 공격력에 시달리고 있는 카펠로 감독이 이날 공격수들을 호되게 혼냈다는 소식까지만 전해졌다. 카펠로 감독은 훈련 뒤 열리는 인터뷰에 골키퍼를 내보내 공격수들의 입을 통해 훈련 내용이 발설되는 것도 차단했다.

최근에는 철통 보안을 더 강화했다. 러시아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려 훈련장까지 걸어들어가는 약 100m 길이의 도로가 있다. 이 길에서 러시아 취재진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카펠로 감독이 취재진의 경기장 출입로 출입을 통제해 이 대화마저도 원천봉쇄됐다. 취재진과 선수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공식 인터뷰 이외에는 없다. 선수들의 사생활에도 자유가 없다. 카펠로 감독은 선수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아내 및 여자친구의 숙소 출입, 선수들의 외출 등 모든 것을 금지시켰다.

모든 것이 카펠로 감독의 계산된 전략이다. 훈련 정보를 완벽하게 숨겨 조별리그 첫 상대인 한국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철저한 선수관리도 그만의 팀 운영 방식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이끌 당시 카펠로 감독은 선수들의 숙소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할 정도로 통제를 즐겼다. 러시아 베이스캠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취재진의 만남을 통제해 팀 내부 사정이 밖으로 새나가는 걸 막고 있다. 선수들도 확실하게 교육을 받았다. 훈련 후 공식 인터뷰에 나오는 선수들의 답변이 모두 똑같다. '어떤 훈련을 했느냐'는 질문에 알렉세이 이오노프(디나모 모스크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 막심 카눈니코츠(암카르 페름), 바실리 베레주츠키(CSKA 모스크바)는 똑같이 답했다. "훈련 내용은 취재진에게 말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다 보니 훈련장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다. 훈련 내내 러시아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몸을 풀었고,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


14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이투에 있는 노벨리 주니어 경기장에서 훈련을 갖고 있는 러시아대표팀. 훈련에 앞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가운데)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그러나 철통 보안에도 균열은 있었다. 베이스캠프 훈련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전에 대비한 러시아의 비밀 특훈이었다. 러시아의 방총 채널1의 알렉산더 리도고스터 기자는 15일 "그동안 오후에 비밀리에 훈련을 진행해왔다고 들었다. 오전 훈련을 하고 휴식을 한 뒤 오후에 전술 및 체력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취재진에게 각 팀의 훈련 스케줄을 매일 공지한다. FIFA의 공지를 보면 러시아의 오후 훈련 스케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공식적으로 오전에만 한 차례 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한국과의 첫 경기에 대비해 하루 두 차례 훈련을 진행하며 철저히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후 훈련을 통해 전력 노출에 대한 우려 없이 카펠로 감독이 원하는대로 전술 훈련을 하고 한국전에 대비한 모든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말그대로 러시아의 비밀 훈련이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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