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26·울산)과 손흥민(22·레버쿠젠)이 벼랑 끝 승부에서 호흡을 맞춘다. 둘은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질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 선발로 나선다.
홍명보호의 김신욱과 손흥민은 '톰과 제리'로 불린다. 3년 전이었다. 둘은 카타르아시안컵에서 A대표팀의 '막내 서열'이었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백업 선수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성격 코드가 잘 맞았다. '단짝'이 됐다. 둘은 대표팀 내에서 항상 붙어다닌다. 훈련 전 러닝부터 나란히 뛴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따로 그라운드를 한 바퀴 걸으며 사적인 얘기를 나눈다. 외박 때도 스케즐을 함께 한다.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브라질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도 쭉 그래왔다.
김신욱과 손흥민은 벨기에전을 앞두고 필승카드로 주목받았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의 대들보임을 입증했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예열을 마친 뒤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힘인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압도했다. 특히 급격하게 무너지던 팀을 일으켜 세웠다. 후반 막내가 보여준 투혼은 '형'들의 투지를 깨웠다. 이젠 손흥민없이 한국축구를 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손흥민과 달리 김신욱은 이번 월드컵에서 교체멤버였다. 그러나 알제리전 참패 이후 홍명보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으로 팀 내 입지가 바뀌었다. 박주영(29·아스널)의 부진과 알제리전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이 맞물리면서 강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둘의 선발 호흡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과정은 아슬아슬했지만, 결과는 환희였다. 한국축구의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일궈냈다.
다만, 그 때보다 전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김신욱의 높은 제공권 활용을 위해선 윙어들의 활발한 크로스가 필수적이다. 수비진에서의 롱패스는 키가 큰 김신욱에게도 부담스런 싸움이다.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측면에서 문전으로 파고드는 윙포워드적 움직임이 많은 손흥민은 김신욱을 위한 맞춤형 크로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반대로 손흥민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선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월한 피지컬을 앞세워 벨기에 수비진과의 몸 싸움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바라는 시나리오는 김신욱의 헤딩에 이은 손흥민의 마무리다. 김신욱이 상대 수비수 뒷 공간으로 떨궈주는 헤딩패스를 손흥민이 적절한 타이밍에 빠르게 쇄도해 벨기에의 골망을 흔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