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는 수원과 제주의 K리그 클래식 2014 20라운드 경기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월드컵경기장 하늘에 무지개가 뜨며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수원은 9승 5무 5패(승점 32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고 제주는 8승 7무 4패(승점 31점)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0/
최근 열린 수원의 K-리그 클래식 홈 2경기는 그 의미가 크다. 3일 포항과의 18라운드. 10일 인천과의 20라운드다. 두 경기 모두 수원이 승리를 거두었다. 수원은 이 승리를 발판 삼아 승점 35를 확보, 3위로 올라섰다. 4위 제주와의 승점차는 5점으로 벌렸다. 2위 포항에 5점, 선두 전북에는 6점차로 따라붙었다.
성적 때문에 의미가 크다는 것이 아니다. 이날 들어온 관중수 때문이다. 3일 포항전에는 1만7155명, 10일 제주전에서는 1만3838명이 들어찼다. 수원 홈경기 평균 2만45명의 관중 수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경기 모두 폭우 속에서 열렸다. 3일 수원의 강수량은 29.4㎜였다. 10일에는 45.6㎜의 비가 내렸다. 같은 날 열린 다른 경기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2일 경북 상주에는 22.3㎜의 비가 내렸다. 이날 열린 상주와 성남의 경기에는 관중이 1221명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10일 인천에서는 36.1㎜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인천과 경남의 경기가 열린 인천전용구장에는 2907명의 관중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비 속에서도 구름 관중이 들어온 데는 선수단과 프런트들의 노력이 있었다. 수원은 최근 경기력이 상당히 좋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휴식기 이후 열린 8경기에서 5승1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홈에서 강하다. 올 시즌 홈 10경기에서 7승2무1패를 거두었다. 승률은 70%에 달한다. 홈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다들 한 발 더 뛰고 능동적으로 임하고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제주와의 경기가 끝난 뒤 "매 홈경기마다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온다. 우리가 나태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프런트들의 관중 유치 노력도 있다. 수원은 매 홈경기를 앞두고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수원 지역내 자매결연을 맺은 상점에서 선수들이 일일점원으로 나서기도 했다. 선수가 직접 나서 구단 프로그램 매거진을 팔기도 했다. 또 매 경기마다 컨셉을 정했다. 포항전에서의 물총 싸움이나 제주전 워터파크 등이 좋은 예다. 조금이라도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었다. 이런 노력들이 좋은 경기력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모기업 고위층의 결단'이다. 마케팅 활동을 제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관중 유치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팬들은 구단의 성적이 좋아야 경기장을 찾는다. 좋은 성적은 '유소년 육성'과 '우수 선수 영입'이라는 두가지 조건이 충족됐을 때 나오기 마련이다.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고 있는 FC바르셀로나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의 앞날은 암울하다. 수원의 돈줄이었던 삼성전자는 투자를 계속 줄이고 있다. 당장 소속도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었다. 돈을 타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내년 팀 예산이 8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도 축구계에 파다하다. 이미 주전급 몇몇 선수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팀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선수단이나 프런트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모기업의 결단이 없다면 결국 최근의 반짝 성과들도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 수원이 아시아 최고의 구단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