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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동국(전북·35)이다.
공격수는 본능과 함께 신체능력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노련함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비수와 달리 공격수는 장수하기가 쉽지 않다. 이동국과 동갑인 마이클 오언, 니콜라 아넬카 등은 선수생활을 접은지 오래다. 이동국은 다르다. 공격수로는 '할아버지 나이'지만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현재로서는 이동국이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동국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이동국이 저 나이에 스스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대표팀에 가서 100경기를 채우게 된다는 게 대견하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축구에 눈을 떴다
최근 이동국의 경기를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은 시절 '게으른 천재'라 불렸던 이동국이었지만, 지금은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그라운드 전체를 커버하고 있다. 어린 시절보다 더 많이 뛰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축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언제 뛰어야 하는지, 언제 내려서야 하는지, 언제 패스를 해야하는지, 언제 슈팅을 해야 하는지 완벽히 판단한다. 슈팅도 그렇다. 강하게 때릴지, 감아서 때릴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넣을 건지를 순간적으로 결정한다. 이동국의 수싸움에 상대 수비수들은 속수 무책이다. 23일 서울과의 경기가 좋은 예다. 이동국은 후반 16분 환상적인 터닝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앞선 장면을 보자. 이동국은 이주용이 왼쪽에서 길게 넘겨준 볼을 등을 진 상태에서 트래핑을 했다. 과거 같으면 그 상태로 몸싸움을 펼치며 들어갔겠지만, 이동국은 수비의 위치를 확인한 후 오른쪽으로 볼을 돌렸다. 상체를 왼쪽으로 옮기는 듯한 작은 페인팅도 있었다. 'K-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명인 김주영은 이동국보다 스피드나 파워에서 한 수 위였지만, 그를 쫓아가지 못했다. 이동국은 골키퍼의 위치를 읽은 후 침착한 터닝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타고난 능력과 몸, 그리고 노력
특유의 감각도 여전하다. 스피드가 느려진 이동국은 뒷공간을 침투해 득점 찬스를 만들기 보다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양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최근 이동국의 슈팅 중 소위 말하는 '똥볼'이 눈에 띄질 않는다. 이동국은 경기당 2개에 달하는 유효 슈팅을 날리고 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이동국의 바디 컨트롤 능력에 주목했다. 그는 "젊은 공격수들 중 공을 잡았을때 언제든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몸위치나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 이동국은 항상 첫번째 트래핑 후 슈팅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몸을 컨트롤 한다. 그 부분이 이동국이 가진 가장 대단한 능력이다"고 설명했다. 쉽게 플레이하는 듯 하지만 상대 수비수가 이동국을 막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밸런스 유지의 비결은 전성기 못지 않은 몸상태다. 이동국은 무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7~8월 매경기 풀타임으로 나섰다. 이동국은 살인일정 속에서도 "특별히 경기 다음날 힘든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비결은 타고난 회복능력이다. 최 감독은 "30대 중반이면 경기 다음날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데 20대 선수보다 이동국의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 체질을 타고 났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타고난 것도 있지만 최상의 몸상태를 위한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동국은 장기 비행시 2~3시간마다 한번씩 스트레칭 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젊은 선수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표팀 복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은퇴할 때까지 대표팀 은퇴는 없다"고 말한다.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정말 귀감이 될만하다 .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