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차려준 울산 밥상, 양동현이 떠먹었다

기사입력 2014-10-19 18:04



울산 현대는 절박했다. 지난달 20일부터 7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3년간 우승권에서 경쟁하던 '축구명가'의 자존심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었다. 이제 하나의 목표만 생각해야 했다. 스플릿 A 생존의 마지노선인 6위 탈환이었다.

'멍석'이 제대로 깔렸다. 5위 서울(승점 49)이 밥상을 차려줬다. 18일 6위 전남(승점 44)을 2대1로 꺾었다. 울산은 19일 상주 상무전에서 승점 3점을 얻으면 39일 만의 6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결국 승리를 위해선 답이 정해져 있었다. '공격 앞으로'였다. 울산은 최근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렸다. 최근 세 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고공 폭격기' 김신욱(1m98)의 부상 공백은 더 뼈아팠다. 조 감독은 "신욱이의 공백에 힘들다. 상대를 두려움에 떨게하는 높이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면 상대가 더 과감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잇몸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장신 공격수 양동현과 유준수 투톱을 택했다. 조 감독은 "골가뭄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준수를 택했다. 측면 크로스를 통해 헤딩 골을 노려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도 변화를 줬다. 김성환-하성민 조합 대신 공수 연결이 좋은 이 호와 측면 공격수인 김민균 조합을 구성했다. 조 감독은 "이런 절실한 상황에선 베테랑이 필요하다. 박동혁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박동혁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다. 스스로 해결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의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전반 17분 유준수의 패스를 받은 양동현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3분 또 다시 그의 발끝이 빛났다. 국가대표 풀백 이 용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양동현은 누구보다 절실했다. 올 여름 부산을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김신욱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차출될 것을 대비해 영입한 자원이었다. 그러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김신욱과 시너지 효과도 나지 않았고,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에서도 엇박자가 나는 모습이었다. 이름값에 비해 너무 높게 평가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양동현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휩싸였다.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고, 플레이도 위축됐다. 하지만 양동현은 진정한 '킬러'였다. 친정이 어려울 때 한 방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울산은 스플릿 A 생존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 12승8무12패(승점 44)를 기록, 전남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울산 +4, 전남 -5)에서 앞서 6위로 올라섰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잡으면서 스플릿 A 생존에 8부 능선을 넘었다. 이 분위기로 성남전도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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