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16년 만의 FA컵 결승 진출, '수트라이커의 힘'

기사입력 2014-10-22 21:18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 경기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서울 이상협이 팀의 다섯번째골을 터뜨렸다. 이상협의 골이 터지자 기뻐하는 최용수 감독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6/

긴 세월이었다.

FC서울과 FA컵은 악연이었다. FA컵은 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서울이 결승 진출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드디어 물줄기가 바뀌었다. 하위권의 반란도 없었다. 서울이 16년 만의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년 하나은행 FA컵 4강전 상주 상무와의 단판승부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서울의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전반 8분이었다. 중앙수비수 김진규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터트린 강력한 프리킥 슈팅이 상주 수문장 홍정남의 손맞고 흘러나왔다. 이를 국가대표 수비수 김주영이 쇄도하며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결승 진출, 한 골이면 충분했다.

대단한 신경전이었다. 서울은 올시즌 상주가 걸림돌이었다. 올시즌 원정에서 2전 전패했다. 불과 열흘전에도 상주는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1대0으로 승리했다. 당시 박항서 상주 감독은 "FA컵과 리그는 또 다르다.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FA컵 보다는 리그가 더 중요하다"며 한 발을 빼는 듯 했다.

현실은 달랐다. 상주는 이날 베스트 11을 풀가동했다. 경기를 앞둔 박 감독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어려운 질문"이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리그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다음 경기인 포항전은 신경 안쓴다. 결승가면 우승이나 똑같다. 오늘 이기면 포상 휴가를 건의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독이 오를대로 올랐다. "베스트가 오히려 낫다. 방심하면 더 피곤하다. 다음 경기인 부산전은 1%도 생각없다. 오늘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며 "이제 내 손을 떠났다. 우린 아름다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고 선수들이 신나게 놀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재미난 변수도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국군체육부대장 윤흥기 준장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지방 나들이로 상주를 선택했고, 윤 준장은 올시즌 서울과의 홈과 원정 모두 경기장을 찾았다. 박 감독은 "부대장이 FC서울 팬"이라며 웃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박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의 방문은 우리와 관계가 없지만 부대장님의 방문은 선수들에게 힘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 감독은 부대장 방문이 찜찜하지만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부대장 방문은 상관없다. 특박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우린 슈틸리케 감독이 온다. 우리 선수들의 촉이 빠르다. (부대장과 대표팀 감독)무게 차이가 크다"며 의심 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또 "슈틸리케 감독과 국군체육부대장 가운데 누구의 영향력이 더 센지 경기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위력이 더 강했다. 서울은 상주 원정에서 더 이상 울지 않았다. 클래식 5위 서울(승점 49), 11위 상주(승점 29), 현주소가 FA컵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제 결승 한 고개만 남았다. 우승컵과 함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이 걸렸다. 최 감독은 "1998년 이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올시즌을 무관으로 끝낼 수 없다"며 "결승전에서 올시즌의 모든 것을 걸겠다. 결국 운명은 감독의 머리가 아닌 선수들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선수들이 증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은 올해 ACL 4강에서 멈췄지만 FA컵에서는 또 다른 역사를 썼다. 최후의 도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상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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