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또 얼어붙나? 동남아에 ★ 빼앗기는 씁쓸한 현실

기사입력 2014-11-06 07:25



지난해 카타르리그로 이적한 A선수는 내년 국내 무대 유턴을 계획했다. 카타르리그가 2014~2015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를 폐지하면서 희생양이 됐다. 지난 6개월간 무적선수로 지냈다. 다행히 자유계약(FA) 신분이라 이적료가 없었다. 5일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몇의 K-리그 팀들이 A선수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헌데, 정작 A선수가 택한 행선지는 K-리그가 아닌 태국 프리미어리그였다. 태국의 한 명문 구단은 연봉 70만달러(약 7억5700만원)를 제시해 A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머니게임'에 밀려 K-리그 스타를 동남아시아권에 빼앗긴 현실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에 이어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또 다시 경색될 위기다. 내년에도 K-리그 팀들의 재정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대부분의 시도민구단들을 제외하고, 8개의 기업 구단들 중 내년 운영비가 동결 또는 삭감되는 팀은 절반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수익 창출 부진의 여파가 축구단에 그대로 미치고 있다. 이럴 경우 전력 보강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연봉 수준이 비슷한 선수들의 트레이드다. 극단적으로는 기존의 고액 연봉 선수를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

프로는 결국 돈의 논리에 따라 흘러가게 된다. 내수가 막히면 선수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현실속에 중동, 중국, 동남아시아 무대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에이전트는 "K-리그 팀들의 재정상태가 괜찮을 때까지만 해도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는 선수들에게 현역 은퇴 직전 돈버는 창구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선수들의 고정관념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태극마크를 다는데 있어서도 이젠 유럽파가 무조건 1순위가 아니라는 점도 선수들의 인식 파괴를 도왔다. 이 에이전트는 "11월 중동 원정 2연전에 뽑힌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알 수 있다. 이미 중동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 부분도 있지만, 유럽을 가지 않더라도 A대표로 뽑힐 수 있다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과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A대표로 발탁되면서도 높은 연봉이라는 실리까지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은 과감한 투자로 판을 키운지 오래 됐다.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 뿐만 아니라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 경기력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몇몇 중국 팀이 K-리그 출신 중앙 수비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며 "최소 200만달러(약 21억6700만원)에서 최대 350만달러(약 37억9000만원)까지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K-리그의 스타 부재는 모두가 공감하는 숙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K-리그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선수들의 인식을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K-리그 팀들은 주머니를 열 필요가 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K-리그가 만든 히트상품을 '죽쒀서 남주기'는 아깝지 않은가.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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