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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고 오래간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55)의 축구인생이 그렇다. 28세이던 1987년 국가대표에 첫 발탁된 뒤 1998년 서울올림픽과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해 대표팀의 든든한 수비수로 활약했다. 1995년 수원의 트레이너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를 거쳐 2005년 전북에서 46세에 처음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전북은 K-리그의 '변방'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로 성장했다. 1994년 창단 이후 2000년과 2003년 FA컵 두 차례 우승이 전부였던 전북의 놀란운 변신이다. 전북의 우승 타이틀 수집은 2005년 이후 속도를 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2014년까지 K-리그 3회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1회, FA컵 우승 3회를 차지한 명실상부 K-리그의 대표 명문으로 거듭났다. 그 중심에 최 감독이 있었다. 최 감독은 전북 사령탑 부임 후 10년만에 세 번째 리그 우승 타이틀을 따냈고,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았던 것처럼 지도자 인생도 50세가 넘어 빛을 내기 시작했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그는 지도자로 더 진한 향기를 내기 위해 2014년 리그 우승을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1년 6개월의 공백
2011년 K-리그 우승의 기쁨도 잠시, 최 감독은 A대표팀에 소방수로 투입됐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축구를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려 놓은 뒤 그는 2012년 6월 전북의 벤치로 돌아왔다. 그러나 1년 6개월의 빈 자리는 컸다. 최 감독이 복귀했을 당시 팀은 리그 중위권으로 처져 있었고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최 감독의 마음도 급해졌다. 예전과 달리 최 감독의 잔소리가 늘어났다. 선수들과 대화로 신뢰를 쌓으며 팀을 만들던 그의 지도 철학이 처음 깨진 순간이었다. 전북은 지난시즌 FA컵 우승컵을 목전에서 놓친 뒤 리그도 3위로 마치며 무관에 그쳤다. 비시즌 동안 고민을 많이 한 최 감독은 동계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직접 사과를 했다. 성적에 급급해 선수들을 나무라던 자신의 모습을 먼저 반성했다. 그는 올해 군림하는 지도자가 아닌 소통하는 지도자가 됐다. 그리고 풀타임으로 팀을 다시 맡은 첫해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며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최 감독은 "생각보다 1년 반의 공백이 컸다"며 웃음을 보였다.
최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6년까지다. 두 차례 재계약으로 10년 넘게 한 팀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하지만 최 감독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올해 전반기에 ACL에서 탈락하고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걸 봤다. 그래서 (리빌딩을 하는데) 내년까지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더 경기력이 좋아져야 한다. 갈수록 챔피언스리그도 어려워지는데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멤버를 짜야 한다."
그의 시선은 2006년 이후 8년동안 인연을 맺지 못한 ACL 우승으로 향했다. 그는 내년 시즌의 성공의 관건을 외국인 선발로 꼽았다. 지속적인 투자로 국내 선수 영입도 이어가 스쿼드를 더욱 탄탄히 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큰 틀에서 내년을 생각해야 한다. 확실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의 전성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