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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그리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한국 축구에 아픔과 울분을 동시에 선사하는 두 단어다. 한국 축구가 다시 한 번 이란에 진 빚을 청산하는데 실패했다.
당시의 선수, 감독 그대로였다. 1년 5개월만에 갖게 된 빚청산의 기회였다. 태극전사들은 '설욕'을 꿈꿨다. 이란에 당한 '굴욕의 역사'를 전해들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A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그동안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번 원정은 이를 되갚아 줄 기회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케이로스 감독은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과거는 과거고 이제는 축구를 즐기자"며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악어의 눈물'이었다. 오심골로 인해 본색이 다시 드러났다. 0-0으로 맞선 후반 37분, 한국의 페널티박스 앞에서 네쿠남이 찬 프리킥이 양쪽 골포스트를 차례대로 강타했다. 이 때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몸을 날리며 공을 잡았지만 문전으로 쇄도하던 아즈문이 김진현을 밀치며 머리로 공을 밀어넣었다. 태극전사들은 골키퍼 차징 파울을 주장했지만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리드를 잡자 '침대축구'가 재등장했고, 시간을 끌기 위해 공마저 감추고, 이를 저지하는 곽태휘(알 힐랄)와의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에도 몸싸움은 지속됐다. 이 때 케이로스 감독이 또 다시 등장했다. 그라운드로 난입해 이청용과 구자철(마인츠)을 건드리며 화를 실랑이를 벌였다. 이란과의 '악연의 역사'에 발을 들여 놓은 슈틸리케 감독도 잔뜩 화가 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심과 부심 모두 큰 오심을 범했다. 오심으로 먹은 부당한 골을 용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좋은 심판과 함께 이란과 다시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며 날을 세웠다. 케이로스 감독은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깨끗한 프리킥 골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심이라고 하지만 그의 견해일 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런 말을 할 줄 몰랐는데 깜짝 놀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