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카타르 엘 자이시) 이청용(잉글랜드 볼턴) 손흥민(독일 레버쿠젠) 구자철 박주호(이상 독일 마인츠) 기성용(잉글랜드 스완지시티) 윤석영(잉글랜드 QPR) 장현수(중국 광저우 부리) 김창수(일본 가시와레이솔) 곽태휘(사우디 알 힐랄) 김진현(일본 세레소오사카).
18일(한국시각) 이란과의 평가전에 나선 태극전사 베스트11의 이름이다. 전원이 해외파로 구성돼 있다. A대표팀에서 K-리거 없이 해외파로 11명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리거의 전유물이었던 골키퍼까지 김진현이 차지하며 사상 첫 해외파 베스트11이 완성됐다. 후반 44분 교체투입된 차두리(서울)가 아니었다면 교체멤버를 포함해 이란전을 누빈 태극전사 전원이 해외파로 채워질 뻔 했다.
해외파의 역사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누비던 차범근이 시작이다. 차범근은 멕시코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돼 대표팀의 유일한 해외리거로 활약했다. 이후 몇몇 선수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오던 해외파에, 1990년 중후반 들어 대표급 선수들의 J-리그 진출붐이 일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K-리그에서 '난다긴다' 하는 선수들은 모두 현해탄을 건넜다. 그래도 A대표팀의 핵심은 K-리거였다.
해외파 대세 시대의 전환점은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4강 신화를 이룩한 태극전사들에게 해외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안정환(당시 이탈리아 페루지아)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 단 두명이었던 유럽파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일본 진출을 최우선으로 했던 특급 선수들의 시선이 유럽을 향했다. 손흥민처럼 어린 시절 유럽으로 건너가 성장한 케이스도 있다. 무대도 다변화됐다. 돈으로 무장한 중동과 중국 리그도 태극전사들의 새로운 집결지가 됐다. J-리그는 드래프트에 반발한 젊은 선수들이 여전히 선호하는 무대다. 그 결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는 해외파가 17명이나 포함됐다. 필드 플레이어 중 K-리거는 이근호(상주) 김신욱 이 용(이상 울산) 단 세 명이었다.
이번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도 해외파가 대표팀의 대세를 이룰 것이다. 골키퍼 두자리와 필드 플레이어 중에는 차두리 한교원(전북) 김주영(서울) 이 용 정도만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지금보다 해외파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대표팀에서 국내파와 국외파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이란전의 'ALL 해외파 베스트11'은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