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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2014년 대한축구협회(KFA) 기술 컨퍼런스 강사로 나섰다.
"나는 선수들에게도 항상 시각화해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 말로 설명하게 되면 선수들이 한귀로 듣고 흘리는 경우가 있다. 시각화해서 영상으로 보여주면 선수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강의중 훈련의 목적과 특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동영상 자료를 적극 활용했다.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요르단, 이란전 등 최근 A매치 실전 동영상과 캡처 화면을 통해 훈련의 목적과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성
감독의 판단미스가 불러올 수 있는 리스크 3가지 'S.O.S'를 적시했다. 'S(System).O(Organization).S(Scheme)'로 명명한 '위험요소'는 전술에 대한 고집, 개성 없는 조직력, 계획으로 인한 단조로움의 함정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술의 고집에 대해 "원톱을 쓰는 팀이 스리톱보다 더 공격적인 팀도 많이 봤다. 스리톱을 좋아하는 지도자가 공격자원이 많지 않음에도 미드필더를 억지로 끌어올려 공격수로 기용하는 것은 고집"이라고 예시했다. 강의 내내 '유연성'을 강조했다. "어린 시절부터 특정 전술, 특정 포지션에서만 뛰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테두리에 갇히기보다 축구의 전반적인 흐름을 즐기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선수들이 규율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규율이 중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포백라인 유지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때는 그걸 깨고 튀어나오는 유연성도 보여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전에서 4-2-3-1, 4-3-3, 4-2-4, 3-4-3, 4-4-2로 포메이션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포메이션 변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이렇게 하라고 독려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 상황에 맞게 알아서 움직인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과 최후방 수비라인의 간격만 유지한다면 나머지는 개의치 않는다."
내 축구 철학은 '볼소유와 빌드업'
독일 출신 감독을 향한 객석의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단순히 독일에서 잘 됐다고 그 축구를 다른 나라에 접목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열린 축구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각국의 문화 관습 교육 축구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 나는 여러 대륙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도 맡았고, 카타르에서도 클럽 지도자 생활을 했다. 생활 방식, 지도 방식도 달랐다. 훈련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선수들과 훈련한다면 원터치 패스 훈련을 하겠지만, 기술이 떨어지는 선수라면 투터치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뀌지 않는 것은 내 축구에 대한 철학이다. 내 축구철학은 볼을 소유하면서 빌드업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잘하는 팀이든 못하는 팀이든 골키퍼가 볼 잡은 후 아무 생각없이 롱볼 주는 축구는 선호하지 않는다. 그것은 카타르, 코트디부아르, 한국에서 다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란전 0대1 패배에 대해서도 결과보다 과정을 바라봤다. "이란전 원정은 0대1 패배로 기억되겠지만 우리 내부에선 60% 이상의 볼 점유율, 코너킥이 5대2로 더 많았고, 인플레이시 슈팅 등 공격찬스가 1100회 이상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란의 공격찬스는 624회에 불과했다. 지긴 했지만 스코어 외적인 부분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점유율과 빌드업 과정에 대한 칭찬이었다. "기록을 봤을 때 충분히 우리가 나가고 있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선수들이 많이 실망했지만 나는 많은 칭찬을 해줬다. 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확인시켜줬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