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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시티의 '에이스' 기성용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마침내 박지성(은퇴)을 넘어섰다.
0-1로 뒤진 전반 19분, 기성용은 토트넘의 페널티박스 왼측면을 파고 들었다. 이 때 테일러가 침투하는 기성용에게 로빙 패스를 찔러 줬고 기성용의 득점이 터져나왔다. 골 포스트 옆 사각지대라 각이 없었지만 기성용은 토트넘의 골키퍼 로리스의 다리 사이 공간을 노리는 침착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올시즌 6호골(리그 6골)이다. 이로써 기성용은 박지성이 2006~2007시즌과 2010~2011시즌에 두 차례 기록했던 리그 5골의 기록을 넘어 한국인 한 시즌 EPL 최다골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또 2012~2013시즌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이후 세 시즌만에 잉글랜드 무대에서 개인 통산 10호골을 넣게 됐다. 지난시즌 선덜랜드에서 4골을 넣은데 이어 올시즌 6골을 추가했다. 최근 득점 페이스가 가파르다. 호주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이후 치른 5경기에서 3골을 뽑아냈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0.23골(26경기에서 6골)이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10경기에서 2~3골을 더 넣을 수 있다. 최근 페이스라면 더 많은 득점도 가능하다. 박지성의 또 다른 기록도 넘볼 기세다. 박지성이 2010~2011시즌에 기록한 한시즌 최다골(8골·리그 5골, 리그컵 2골, 유럽챔피언스리그 1골)이 가시권이다.
'미들라이커'로 진화
이쯤이면 기성용을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로 불러도 될 것 같다. 미드필더의 임무를 소화하면서도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을 소화하고 있다. 기성용은 토트넘전에서 92.9%이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팀내 1위다. 동시에 '원샷 원킬' 득점도 기록했다. 단 한 번의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 팀내 최다득점자가 됐다. 2위는 5골을 기록한 공격형 미드필더 시구르드손이다. 기성용이 최근 잇따라 득점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포지션 변화 때문이다. 전진 배치에 답이 있었다. 스완지시티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최전방 공격수 보니를 맨시티로 이적시켜 공격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대체자인 고미스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반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력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잭 코크를 영입했다. 고민 끝에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은 기성용의 공격 능력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코크에게 넘기고 측면 공격수로 출격 중이다. 시구르드손, 셸비, 코크와 함께 다이아몬드 형태로 2선에 포진한다. 셸비와 함께 양 측면을 오가며 공격을 주도한다. 경기 중에는 전술에 따라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복귀한다. 미드필드와 공격수를 오가는 기성용은 잉글랜드 무대가 주목할만할 정상급 '미들라이커'로 거듭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