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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36·전북)과 박주영(30·서울),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두 '거물'이다.
공교롭게 그 날 하프타임에 박주영의 공식 입단식이 열렸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2008년 8월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7년 만에 친정팀의 품에 다시 안겼다. 박주영이 등장하자 서울 서포터스석에는 'Our Hero's back(우리의 영웅이 돌아왔다)', '집나가서 고생이 많았다. 이젠 형들이 지킬게'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전북의 일부 서포터스가 야유를 보내기도 했지만 "박주영"을 연호하는 목소리에 묻혔다.
2009년 전북에 둥지를 튼 이동국은 K리그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 해 K리그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는 MVP(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독식했다. 전북은 2011년과 지난해도 K리그를 제패했다. MVP는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현재 K리그 최다골(170골)을 기록 중이다. 골문이 열릴 때마다 대기록은 경신된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성공시대를 열었지만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한 후부터는 재미가 없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에서 3골, 박주영은 2골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은 로테이션의 틀속에서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포항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해 서울전에서 교체로 투입될 수도 있다. 박주영은 진화 또 진화하고 있다. 정상 궤도에 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드리블에는 힘과 스피드가 붙었고, 패스를 주고 받는 동료들과의 호흡도 큰 오차가 없다.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절대 1강' 전북은 숨고르기 중이다. 올시즌 K리그에서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성남에 1대2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포항과 득점없이 비겼다. 두 경기 모두 원정이었다. 홈은 또 다르다. 전북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안방에서 전승(6승)을 질주 중이다. 여유가 넘친다. 서울의 방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서울도 초반의 부진에서 탈출, 완만한 상승세다.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 중이다. 전북은 또 하나의 분수령이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은 "피할 수 없는 승부처다.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있다. 힘든 원정이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겠다"고 밝혔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 자존심 대결은 최고의 관전포인트다. 토요일 전주성의 밤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