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육군 중사' 권하늘(가운데)이 15일 오타와 입성을 환영하는 조대식 주캐나다 대사(왼쪽에서 다섯번째), 최장민 캐나다대사관 무관(왼쪽에서 세번째), 현지 교민들과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상무 소속 미드필더 권하늘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그대가 자랑스럽다, 이기고 돌아간다'는 격문을 띄웠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우리는 그대가 자랑스럽다. 이기고 돌아간다."
태극낭자들이 16강 운명이 걸린, 스페인과의 마지막 결전지 오타와에 입성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15일 오전(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델타시티센터에 도착했다. 조대식 주캐나다 대사를 비롯해 현지 교민 40여 명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부산 상무 소속 '여중사' 권하늘을 응원하는 격문은 단연 눈에 띄었다. 캐나다대사관에 파견중인 공군 대령 최장민 무관이 주캐나다 국방무관부를 대표해 '우리는 그대가 자랑스럽다. 대한민국 국군 권하늘 중사'라는 문구를 들어올렸다. '이기고 돌아간다'는 붉은 글씨를 새겼다. 캐나다여자월드컵 무대에서 절도 있는 거수경례를 붙이는 권하늘 사진과 함께였다. '수사불패(雖死不敗)' 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는 군인정신을 담았다.
스윤덕여호의 10년차 주전 미드필더, 권하늘은 팀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다.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97경기에서 15골을 기록중이다. 9년전인 2006년 11월30일 도하아시안게임 대만전(2대0 승)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베이징올림픽 예선,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예선, 인천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경기에 꾸준히 나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해온 '언성 히어로'이자 '철인'이다. 캐나다여자월드컵 출정식에서 '코믹 막춤'을 선보였듯, 끼 많고, 흥 많은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권하늘은 여자선수로는 최초의 센추리클럽에 도전하고 있다. 조소현, 전가을 등 1988년생 절친 동기들은 "월드컵에서 하늘이의 100경기를 채워주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해왔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플레이메이커' 조소현과 더블볼란치로 발을 맞추며 중원을 조율하고 있다. 18일 E조 조별리그 최종전 스페인전은 그녀의 98번째 A매치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스페인을 이기고 조2위로 16강에 극적으로 진출한다면 99번째 경기를 하게 된다.
11일 브라질전에서 0대2로 패한 후 14일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44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긴 여자대표팀은 이제 스페인과의 한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사흘 앞둔 15일 결전지인 캐나다 오타와의 숙소 델타시티센터오타와에 짐을 풀었다. 이겨야 사는 게임이다. 승리할 경우 조 2위로 16강행이 가능하지만, 비기거나 질 경우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첫승이 곧 16강이 될 확률이 높다. 여자대표팀은 오타와에서 월드컵 사상 첫승, 사상 첫 16강의 꿈에 도전한다. '수사불패' 권하늘의 군인정신이 필요한 때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