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와 1대1로 비기고, 브라질에게는 0대1로 졌다. 1무1패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경기를 압도했다. 볼점유율에서 56대44, 슈팅수에서 19대3으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골결정력 부족으로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브라질전에서는 선전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7개의 슈팅을 날렸다. 좋은 찬스를 만들며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스페인은 선이 굵었다. 남자 대표팀은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티키타카 스타일이다. 반면 여자 대표팀은 양쪽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가 많았다. 최전방과 공격 2선에 있는 선수들은 누구라도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베로니카 보케테에서 시작하는 공격은 무섭다. 보케테는 날카로운 스루패스 한방으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보케테가 보여준 패스의 루트는 한국 수비진의 약점과 일치한다. 심서연과 황보람(혹은 김도연)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중앙 수비진은 순간 스피드가 느리고 실수가 잦다. 이들 사이로 보케테의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이어진다면 한국은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보케테 본인의 득점력도 무시할 수 없다. 보케테는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며 21경기에 나서 7골을 넣었다. 특히 월드컵 직전인 4~5월 골감각을 과시했다. 4월12일 레버쿠젠, 4월16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고, 4월23일 호펜하임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틀후인 4월 25일 컵대회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5월10일 리그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직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자신감도 넘친다. 2선에서의 침투와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일품이다. 보케테 봉쇄 여부가 16강 티켓 획득과 직결된다.
여기에 잉글랜드 아스널에서 함께 뛰고 있는 나탈리아 파블로스와 비키 로사다도 요주의 인물이다. 둘 다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한 팀에서 뛰었기에 호흡도 좋다.
약점도 있다. 일단 경험이 부족하다. 스페인은 보테케 등 4~5명의 선수만 제외하고는 세미 프로 선수들이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중앙 수비진들의 발도 상당히 느리다.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에게 수비 뒷공간이 뚫리면서 골을 헌납했다. 스피드가 좋은 강유미와 전가을 양날개를 활용한다면 공략의 포인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