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전반 29분 캡틴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8분 조소현의 필사적인 헤딩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33분 김수연의 오른발 역전골까지 작렬하며 월드컵 사상 첫 승리와 함께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의 꿈을 이뤘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소현이 활짝 웃었다. "중요할 때 중요한 골을 넣어 기쁘다"고 했다. "전반에 밀리고 있다는 것을 그라운드 안에서도 읽고 있었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전반 끝나고 감독님께서 그동안 준비한 것, 고생한 것,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보라고 하셨다. 그것에 힘을 받았는지 후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힘들 때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다. 동료들도 그마음을 알아줬는지, 동점골이 터진 후부터 눈빛이 달라졌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
지난 2년반동안 자신을 믿어준 윤덕여 감독에 대한 평가에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양반'이라고 해야 하나. 화를 낼 줄 아시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상처받지 않게 에둘러 말씀하실 줄 아는 분"이라고 했다. 윤덕여호의 장점을 묻자 "우리팀은 힘든 일을 함께 많이 경험했다. 고난과 역경을 겪고 이겨내며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생겼다"고 했다.
월드컵 무대의 시련은 오히려 힘이 됐다. "첫 월드컵 무대에서 어떻게 시간을 끌어야 하는지, 어떻게 공격라인을 조율해야 하는지, 마지막에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 경험을 하면서 점점 좋아졌다. 오늘 후반전은 마음에 들었다. 매경기 우리는 조금씩 배워갔다"고 설명했다. .
남자축구가 48년 걸린 16강신화를 여자축구는 12년만에 썼다는 말에 반색했다. "승점 1점도 자랑스럽지만, 첫승, 16강은 정말 자랑스럽다" 했다. '남자축구처럼 4강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이번에 할수도 있다"며 웃미소 지었다. "우리 팀을 보면 분위기에 많이 좌우된다. 준비과정을 보면 느낌이 올 것같다"고 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조별리그 3연전에 대해 조소현은 멋진 해석을 내놨다. "3경기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왔지만 이겨내고 조2위로 16강에 간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패하면서 배웠고, 비기면서는 끝난게 아니라고 1승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이겼다면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보지못했을 것이다. 지고, 비기고, 이기는 과정이 우리가 배우기엔 좋았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